[ 이지현 기자 ]
10년 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 1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40%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연금교육포럼 발족 기념 세미나를 열고 DC형 연금 시장의 확대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강창희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이날 발표를 통해 "DC형 퇴직연금으로의 빠른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C형 퇴직연금이란 회사가 근로자 개인에게 연봉의 12분의 1 이상을 미리 줘 근로자가 직접 굴리게 하고 수익률 책임도 근로자가 지게 하는 방식이다. 반면 확정급여(DB)형은 받을 돈이 정해져 있고,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기존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다만 퇴직금과 달리 회사가 퇴직연금의 70% 이상을 외부에 적립해야 한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강 대표는 "올해 9월 말 기준 DB형은 60조, DC형은 20조원 수준이지만 2023년 말에는 DB형이 143조원, DC형이 167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전체 적립금 89조원 중 DC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2.9%에 불과하지만 2023년에는 적체 적립금 390조 중 42.8% 비중으로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DC형이 DB형을 역전한다는 것.
이어 선진국처럼 공적·사적연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부모들은 노후에 자식들이 보탬이 돼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선진국 어느 나라를 봐도 자식이 부모의 노후에 도움을 주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노후 주요 수입원에서 공적·사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기준 각각 67.0%, 67.5%다. 반면 한국은 13.2% 수준이다.
자녀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우는 한국이 30.1%이지만 일본과 미국은 각각 1.9%, 0.7%에 불과하다는 것.
강 대표는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DC형 연금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에 대비하는 투자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투자 이해도를 높일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다"며 "미국에서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애 설계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회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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