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39. 이득우 '오픈플레이데이'</p> <p>2014년 12월 4일, 코엑스 그랜드볼룸 한켠에서 다소 특이한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행사가 열렸다. 행사명은 오픈플레이데이. 게임 행사라고 하면 보통 떠올리는 NDC나 KGC와 같은 컨퍼런스도 아니고,G-Star와 같은 게임 전시 쇼도 아닌, '2015년에 나올 인디 게임을 미리 테스트한다'는 다소 독특한 컨셉으로 기획되었다.</p> <p>요즘 대세인 모바일 게임 외에도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웹 게임, MMORPG 게임, 오큘러스 및 키넥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체험형 게임과 보드 게임까지 총 45개의 색다른 게임이 선보였다. 1시간 20분 동안 15개 게임을 전시하고 행사 참가자들이 충분히 이를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오픈 플레이데이의 컨셉은 필자가 최근에 열린 도쿄게임쇼, 인디케이드 행사 등을 직접 다녀온 박선용씨로부터 아이디어를 듣고 시작된 행사다. 나날이 발전하는 해외 인디 게임 행사를 듣고, 함께 한국에서도 참신한 게임 행사를 기획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출발이었다.</p> <p>인디케이드의 부대 행사인 IndieXChange에서 영감을 얻어, 인디 저변이 아직은 부족한 한국실정에 맞게 각색하였다. 처음에는 테스트가 부족한 개발자 간 품앗이 형태로 다른 사람의 게임을 서로 테스트해주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그러다 COEX라는 접근성이 좋은 장소를 대여하게 되어, 일반인들과도 함께 참여하여 공유하는 것으로 기획이 확대되었다.
인디 행사의 COEX 진출 행사 출품작 모집을 위해 지인들과 필자가 관리자로 있는 페이스북 인디라!인디 개발자 그룹에 공지를 내 출품작을 모집했다. 모든 게임도 받을 수 있도록 기획하였지만, 출품되지 않았거나, 출품된 지 한 달 이내의 신작으로 출품 조건을 제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출품작 대부분이 인디 게임들로 걸러지게 되었다.</p> <p>행사 시작 전까지 전시장 위치가 변경되고, 행사장 내 네트워크 환경 문제로 행사 전날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모두 로컬 랜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고, 3D 환경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노트북을 긴급 수배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400여명이 참여하여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행사가 끝나고 마련된 인디 개발자들의 대형 뒤풀이 행사 오픈플레이데이는 별도의 설문은 하지 않았지만, 참가자들과 출품자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후기를 받았다. KGC와 지스타로 대표되는 행사들과의 비교가 주를 이루었다.</p> <p>대부분의 참가자들의 반응은 일단 행사가 재미있다는 것. 필자는 유나이트와 같이 굵직한 행사부터, 게임잼과 같은 소규모 행사도 진행해 보았지만, 이번 행사만큼 편하게 진행한 적이 없었다. 스태프들의 의도를 최대한 자제했다. 참가자들에게 전시에 쓸 테이블 규격과 테스트 시간만 명시했다. 행사 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만 공지했다. 나머지는 출품자의 자유에 맡겼다. 이것이 이번 행사 내에서 다채로운 이벤트가 발생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출품자들에게 사전 공지하는 터틀 크림의 박선용 대장. </p> <p>이번 오픈플레이데이의 성공적인 진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p> <p>이 행사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창의로운 행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참가자와 출품자의 만족도를 보았을 때, 형식적인 규격의 행사도 필요하지만, 게임 개발과 게임 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 게임에 대해 자유롭게 의논하는 행사가 유독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p> <p>필자와 이번 행사에 스태프로 참여한 도톰치씨와도 행사 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다시피 IT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여 집 이불에 들어가 휴대폰으로 접속해 디지털 정보를 둘러보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에 직접 행사장을 찾아 개발자와 이야기하고 게임을 둘러보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아직도 우리 안에 살아있음을 행사를 통해 느꼈다. 그것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p> <p>특히 행사장에서 나눠 준 팸플릿을 옆의 친구와 함께 보면서, 이번 타임에 어떤 게임을 보러 갈까 의논하는 참가자의 모습으로부터, 한 동안 잊었던 예전 용산과 세운상가를 떠돌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행사장 팸플릿. 시간별로 출품작들이 정리되어 있다. 두 번째는 게임 관람 문화의 형성이다. 해외의 여러 행사를 보면 지스타처럼 규격화되거나, 대기업이 돈을 들여 으리으리하게 지은 부스 외에도 다른 재미가 있다. 개발자들이 직접 만든 참으로 정감 가는 부스들이 있고 이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픈플레이데이를 통해 개발자와 참가자가 소통하는 자유로운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p> <p>출품작 중에는 소박하지만 눈에 튀는 독특한 부스를 만들어오거나, 머그잔이나 카드 경품 등과 같이 짧은 시간에 자신들을 어필하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시도가 보였다.
직접 만든 독특한 경품으로 눈길을 끈 잼아이소프트의 베지멀 헌터 마지막으로는 인디 개발자들의 정보 공유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오픈플레이데이 출품자 모집 행사 전후로 인디라!인디개발자 모임에서 자신의 게임을 소개하고, 게임 제작 및 출시, 서비스 후 통계 등의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p> <p>이러한 커뮤니티 활동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의욕을 높이는 한편, 인디 게임의 질적인 향상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행사 출품을 목표로 몇몇 작품이 진도를 많이 끌어올리게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최근 구글 플레이 신규 유료 부문을 접수한 인디라! 인디 개발자 모임 회원 작품들 </p> <p>다음 오픈플레이데이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넉넉한 기간으로 좀더 재미있게 기획하겠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인디 게임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하나의 문화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p> <p>끝으로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출품작과 소통을 진행한 엔씨소프트와 네이버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엔터티엔먼트 코리아 마켓 담당자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p> <p>한경닷컴 게임톡 이득우 객원기자 dustin@indp.kr
이득우는?
유니티 엔진의 한국 지사 이사로 근무하면서 유니티 엔진을 국내에 소개하는 기술 전도사로 활약했다.</p> <p>지난해 5월에 1인 기업의 꿈을 안고 독립하여 대한민국 인디개발자들의 총회 인디개발자서밋, 인디게임잼 행사 인디게임위크엔드, 국내 최초 지스타 인디게임부스전시, 인디게임개발자들의 클럽 파티 인디나이트 등과 같은 다양한 인디게임개발자행사를 만들어 국내에 소개해 한국 인디개발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다.</p> <p>현재 스킬트리랩 평생교육원에서 인디 게임 개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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