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맛! 물회·갈치국·옥돔구이·고기국수…"달큰하고 칼칼한데, 시원해"

입력 2014-12-15 07:01
[ 최병일 기자 ]
어느 지역이나 고유의 향토음식이 있지만 제주만큼 독특한 맛과 향취를 지닌 곳은 드물다. 제주만의 물, 바람과 해녀들의 손맛이 더해진 제주 향토음식은 한 번 맛보면 잊히지 않는 의미가 된다. 어느 시인은 제주 음식의 맛을 “달짝지근하면서도 칼칼하고 때로는 시원하다”고 했다.

오묘한 맛의 제주 향토음식을 즐기는 건 제주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제주관광공사가 선정한 제주 7대 향토음식을 소개한다.

자리돔물회

제주 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작은 생선인 자리돔으로 만든 자리물회는 제주 향토음식 중 첫손에 꼽힌다. 자리돔의 비늘을 제거한 후 토막 내 뼈째 먹는다. 고추장 대신 된장을 풀어 맛이 구수하고 제피(초피)나무 잎을 넣어 향이 독특하다. 보목포구·법환포구·모슬포항 등 제주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물을 넣지 않고 양념만 하면 자리강회가 된다.


갈치국

갈치국은 싱싱한 갈치를 토막 내 호박과 얼갈이배추, 풋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해 만든 국이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하다. 갈치가 들어가면 탁하거나 비릴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식으면 비린 맛이 심해지니 따뜻하게 먹어야 한다.

성게국

제주 해녀들이 자맥질로 건져 올린 성게. 이 가시 투성이의 성게를 쪼개 그 속에 든 알로 끓인 것이 성게국이다. 제주로 이주한 이청리 시인은 올레길을 걸으며 써내려간 시(‘해녀식당에서’)를 통해 “성게국 한 그릇으로 제주 반을 마신 것”이라고 했다. 그처럼 한때는 갯내음 가득한 성게국 한 그릇으로 제주를 추억했던 적이 있었다. 제주에서는 잔치나 상례 등 경조사에 성게국을 끓여 손님에게 접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치(오징어)물회

자리돔물회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한치물회. 주재료인 한치는 오징어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리가 짧은 게 특징이다. 쫀득하고 담백한 맛 덕분에 인기가 높다. 한치는 냉동 보관을 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아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물회로 맛볼 수 있다. 한치물회는 한치 내장과 껍질을 벗겨낸 후 가늘게 채 썰어 자리돔과 마찬가지로 채소와 양념장을 곁들여 찬물을 부어 내놓는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한치 속살과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식감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새콤한 국물맛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입맛을 기분 좋게 자극한다.

옥돔구이

청정해역인 제주 근해에서 잡히는 고급 생선인 옥돔은 비린내가 없고 맛이 담백해 조선시대부터 왕실 진상품으로 유명했다.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과 칼슘, 인, 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옥돔은 배를 갈라 소금을 뿌려 꾸덕꾸덕 말린 뒤 구워먹는다. 구이뿐 아니라 제주에서는 싱싱한 옥돔과 함께 미역이나 호박을 넣고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빙떡

빙떡은 삶은 무채로 만든 소를 메밀전병으로 말아 만든 떡이다. 메밀전의 담백함과 무채의 삼삼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이 난다.

고기국수

제주 하면 고기국수가 생각난다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향토음식이다. 마을의 큰 잔치나 행사가 있으면 빠지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진하게 우려낸 고기 국물에 삶은 국수를 넣고 그 위에 얇게 썬 돼지고기 수육, 잘게 썬 파와 채 썬 당근 등을 얹어 낸다. 구수하고 진한 육수 맛이 일품이다. 양념이 강하지 않고 향신료를 섞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 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