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에 작은 흠집 나면
교체보다 도색으로 유도
"외제차 수리비 거품도 제거"
[ 백광엽/이지훈 기자 ]
손해보험협회는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 처리에 대한 별도의 처리 기준을 마련하고, 외제차 수리비 거품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사진)은 지난 12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새해 구상을 밝히면서 “올해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과도한 보상 요구 등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경미한 사고에 대한 수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접촉사고로 살짝 긁히기만 해도 범퍼 전체를 교체하는 대신 도색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 파손 형태별 수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피해차량 소유주가 싫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강제할 수는 없지만, 범퍼 교체보다 판금이나 도색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정비공장을 통해 가이드라인이 지켜지도록 수리 관행을 바꿔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외제차 수리비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 △부품가격 투명화 △대체부품 사용 △사고 시 국산차 렌트 제공 등의 개선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부당한 수리 지연으로 렌터카 사용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과잉 견적으로 추정수리비(수리비를 추정해 피해차량에 지급하는 비용)를 과다 청구하지 않도록 실수리로 전환하기로 했다.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보다 지급하는 보험료가 더 많아 손해율이 120%대로 진입한 실손의료보험의 수익성 제고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실손의료보험 지급 보험금의 약 70%를 차지하는 비급여 의료비의 합리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확인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해 과잉 비급여 의료행위를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진료수가 및 적용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기의 획기적 감소 △고령자전용 보장성보험 활성화 △재난사고 예방 및 원활한 피해 보상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설계사 모집이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시의무 위반 보험대리점에 과태료를 물리도록 금융당국에 건의하는 등 대리점의 책임경영도 유도하기로 했다.
백광엽/이지훈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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