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대 빵집' 나폴레옹과자점, 대학로에 9번째 매장 낸 까닭은

입력 2014-12-14 10:50
수정 2014-12-14 14:59

대학로 한복판에 들어선 '가족경영' 빵집 나폴레옹과자점

13일 서울 대학로. 토요일 오후 연극과 공연을 보러 나온 연인과 가족들의 발길이 나폴레옹과자점에 멈췄다.

이날 '서울 3대 빵집'으로 유명한 나폴레옹과자점의 아홉 번째 직영점인 '나인스테이블 나폴레옹'을 찾았다. 지난 4일부터 혜화역 1번 출구영업을 시작한 나인스테이블에는 영업 매장 만한 크기의 제빵 조리실이 있었다.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과 달리 모든 빵을 해당 매장에서 반죽부터 직접 제조·공급하기 때문.

나폴레옹에서 3년째 근무하는 직원 박지은 씨(23)는 "일반 프랜차이즈들은 본사에서 '반(半) 완성품'을 공급받아 굽기만 하는 식인데 나폴레옹은 제빵 전 과정을 해당 매장에서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인스테이블 나폴레옹에도 2층에 매장 절반만한 크기의 조리실이 있다. 조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오픈키친' 형태로 두 종류의 오븐을 총 4기 보유하고 있다. 1층에는 커피 음료와 제품 판매대, 2층에는 조리실과 1~2인용 테이블들이 있다. 하루 평균 150~200명 이상이 빵을 사간다. 평일에는 6시 이후에, 주말에는 하루종일 사람들이 붐비는 편이다.

평소 대학로 연극을 즐기는 권주현 씨(34)는 "다른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과는 달리 더 촉촉하고 풍미가 있다"며 "공연을 보러 종종 대학로에 올 때마다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자와 야채샐러드가 풍성하게 '사라다빵', 창업 초기부터 꾸준한 인기를 언든 '단팥빵', 최고급 원유를 사용해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생크림빵'과 커스터드 크림을 직접 끓여 만들어 질감이 풍부한 '크림빵' 등은 나폴레옹제과점의 대표 메뉴다. 독일식 크리스마스 빵인 '슈톨렌'은 겨울철 인기 메뉴다.

가족들과 뮤지컬을 보러 왔다 들렀다는 한 고객은 "대학로 매장은 카페 같은 분위기여서 나폴레옹과자점 매장인지 몰랐다"며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에는 평소에도 성북동에 사는 친동생 집에 갈 때마다 들리는 편"이라고 매장을 둘러봤다.

이달 들어 문을 연 대학로점(나인스테이블)과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의 '맛과 품질' 원칙을 그대로 따른다.

가장 신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상미기간', '당일생산 당일판매', 100% 원유의 '동물성 생크림', 최상급 재료 사용 원칙 등이다. 해당 매장들은 '신안 천일염'과 프랑스 '발로나' 초콜렛, 최고급 버터인 '엘르 앤드 바이르'를 사용하고 있다.

롯데 노원점에 공급하는 빵을 책임지고 있는 강경원 제조제빵팀장(29)은 창업주 故강인정 사장의 큰 손녀다. 그는 미국의 요리·제과학교 CIA 출신으로 '미슐랭'의 별을 받은 셰프 토마스 켈러의 '부숑(Bouchon) 베이커리'에서 근무했다.

강 팀장은 "나폴레옹과자점의 제빵 시설은 규모나 시설 면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며 "본점 지하 1층에 지상 매장 크기만한 조리실과 지상 4층에 제조빵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 노원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책임지고 있다. 노원점은 백화점 입점 매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반 완성품'을 본점에서 직접 만들어 매일 공급하고 있다.

최근 두 개 점포가 한꺼번에 문을 연 계기에 대해 강 팀장은 "나폴레옹과자점은 과거의 전통을 넘어서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며 "기존 프랜차이즈 빵집과는 다른 맛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시기가 됐다고 (경영진들이)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 고 답했다.

나폴레옹과자점은 1968년 서울 삼선교에 창업주인 故강인정 씨가 문을 연 뒤 '가족 경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창업주의 삼남매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독립 경영체제로 총 1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양정인 대표(큰며느리)가 성북본점과 목동점, 대학로점,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강병천 정암유통 대표(차남)가 광화문점, 압구정점, 방배점, 대치동점, 잠실 1,2호점을 각각 경영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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