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담뱃세가 대폭 상승되지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공요금이 2015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은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푸념을 늘어놓기 일쑤입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다간 결과가 정말 그렇게 되겠지요. 시즌이 코앞에 닥쳤습니다. 올 한해 ‘농사’를 결산하는 사측과의 ‘연봉협상’이 그것입니다. 직장인들은 이를 통해 내년엔 ‘내 월급도 오른다’고 증명해야 할 터입니다.
취업포털 미디어잡 등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MJ플렉스의 김시출 대표는 “사실 직장인에게 연봉협상은 ‘협상 아닌 통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방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을 만큼 기분 좋게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연봉 결정은 기업과 임원진에게도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다음은 MJ플렉스가 제시한 ‘2015 연봉협상에서 이기는 직장인의 자세 10계’ 입니다.
★1. 주관적 근거는 ‘No’ 객관적 수치는 ‘Yes’ = 직장인이라면 경영자의 경우 ‘숫자와 친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회사는 두루뭉술한 주관적 자료보다는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숫자를 좋아한다. 높은 실적은 회사 기여도와 비례하고 이는 연봉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영업사원의 경우는 매출기여 지표, 마케팅 업무는 회사브랜드 광고수익을 수치화하면 좋다. 수치가 높을수록 반론이 나올 가능성도 낮다. 연봉이 하루 이틀 만에 오르는 일이 아니듯 연봉협상 준비도 하루 이틀론 부족하다. 연말에 밀린 업무로 ‘수치화 작업’이란 핵심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월별, 주별 정리를 빼놓지 말아야 한다. 이는 자신의 월간 업무와 주간 업무 능률을 따지는 지표로 작용해 개인의 역량 개발에도 도움을 준다.
★2. 어디서나 예의는 통한다 = 연봉협상은 회사 야유회가 아니다.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무겁고 엄숙하며 진지한 자리다. 이런 데서 정중하고 예의 바른 태도는 기본. 평소 정중함의 정도가 80%라면 이날 만큼 자신 역량의 120%를 발휘해야 한다. 연봉협상이 실패한다고 얼굴 찌푸리는 등의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자신과 맞지 않는 의견으로 충분히 기분이 상할 수 있지만 그러다가 일자리도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3. 2차 대안을 미리미리 준비한다 = 회사와 나의 이해타산이 맞아 별 문제없이 연봉협상을 하는 것만큼 깔끔한 시나리오가 없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자신이 요구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협상이 진행 될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 된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최악 대처법은 △돈에 매달리기 △우기기 △감정에 호소하기 △비난하기다.
이럴 땐 결코 당황하지 않고 미리 준비한 대안을 제시하면 끝. 연봉이 오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여금과 복지 등 차선 보상책을 제시해 연봉인상 대신 그 외의 것으로 보상 받는 게 바람직하다. 연봉협상은 전략이다. 전략이 좋으면 이기는 게임이 바로 연봉 협상이란 뜻. △돈에 매달리기 △우기기 △감정에 호소하기 △비난하기보다 더 좋지 않은 자세는 ‘빠른 포기’임을 잊지 말고 여러 가지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짜 놓아야 한다.
★4. 신입은 근면성실, 경력은 실적과 리더십이 답이다 = 신입직과 경력직은 연봉협상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신입은 일을 배워 매끄러운 일처리를 돕는 사람이지 직접적인 회사의 매출과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등 회사 기여도를 높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어필할 필요가 있다.
경력직은 역시나 ‘실적’. 자신이 발품을 팔아 ‘얼마나’ 회사에 기여를 했는지 보여줘야 한다. 또한 팀장급은 팀 자체 내에서 업무 처리 과정을 명확하게 해 이런 개혁이 어떻게 팀내 성과와 직결됐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포인트다.
★5. 연말, 4분기에 다시 한번 시작하라 = 아홉 번 잘하다가 한 번 못하면 ‘못한 것’이란 인상을 남긴다. 4분기에 더욱 확실한 성적을 거둔다면 임원진들에게 “끝까지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심는다. 상반기 실적보다는 연봉협상 즈음의 개인 실적이 더 기억에 남기 때문에 상반이 보다 더 높은 성적을 내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6. 경영자와 임원진의 사랑을 받아라 =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미운 놈에게 일감은 하나 더 줄지언정 돈은 주지 않는다. 평소 업무적으로 경영진이나 임원을 대할 일이 없어도 좋은 인상과 예의는 언제나 중요하다. 구내식당에서 마주칠 때 건네는 ‘안녕하세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는 단순한 한 마디가 아니다. 웃으면서 싹싹하게 하는 사원은 연봉협상 때 좋은 이미지로 플러수 점수를 딸 가능성이 높다.
팁 하나 보탠다면 명절이나 경조사 때 작은 문자로 성의를 표하는 센스도 잊지 않는 게 좋다. 큰 자리가 있을 때 “이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는 말은 필수다. 너무 뻔한 말이라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올라간 임원진의 입꼬리 만큼 연봉협상의 기회도 올라갈 터다.
★7. 일에 열정을 가지면 돈은 따라 온다 = 이 태도는 버려라. “저는 연봉에 관심이 없습니다. 주시는 것만큼 받겠습니다.” 연봉에 무관심하다는 멘트만큼 뻔한 거짓말도 없다. 그렇다고 돈 돈 돈! 돈만 밝히는 태도도 옳지 않다. 하는 일 없이 실적없이 연봉상승을 바라는 것만큼 도둑 심보도 없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일의 만족도에 대해 어필해야 한다. 회사에 대한 열정과 내년도 사업계획을 브리핑하며 더 높은 수준의 일을 하고 싶다고 강조한다면 경영진에게 좋은 이미지를 준다. 직급과 역할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다.
★8.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라, PR이 최선이다 = 같은 실적이면 당당함이 연봉협상의 승패를 가른다. 연봉을 올려달라는 말은 직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그 말을 꺼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게 사실. 이런 생각으로 우물쭈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못 한다면 연봉 상승의 가능성은 낮아진다.
적극적이고 당당한 대화와 토론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자신의 능력을 포장해 협상력을 키운다면 본인에게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업무에 대한 실적과 함께 자기개발능력을 자연스럽게 흘린다면 부지런함도 어필할 수 있다.
★9. 회사를 알고 나를 알면 100전 100승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있다. 기업운영이 순탄하게 흘러가야 직장인들의 연봉이 올라가고 올라간 연봉은 소비를 촉진시켜 건강한 경제 사회를 만든다는 뜻이다. 연봉협상에서 대부분은 ‘내’가 제일 중요하다. 회사의 경영 상황 같은 앞뒤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올려 달라”고 때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백이면 백 실패다.
현명한 연봉협상은 ‘내’가 아니라 ‘회사’를 고려할 때 발생한다. 회사 사정을 꼼꼼히 따져 본 뒤 현실 가능한 플랜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데 연봉협상을 부르짓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아이고~ 부질없다.”
★10. 잘 적은 보고서 열 마디 안 부럽다 = 일은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한다는 것과 성적이 오른다가 같은 말이 아니듯 회사에서도 열심히만 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언제나 ‘잘’ 해야 한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는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이고 ‘회사에 매출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퍼포먼스 없이 회사 다니기에 집중한다면 이는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으로 경영진 눈에 비친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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