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정년갭 13년 … 희망은 61세·체감은 48세

입력 2014-12-09 10:33
수정 2014-12-09 17:27
‘13.5년.’ 무슨 수치냐고요? 2014년 우리나라 중추인 직장인들의 이른바 ‘희망정년’과 ‘체감정년’ 사이의 갭입니다. 그 틈을 어떤 식으로 메꾸어 나가느냐 하는 문제가 앞으로 우리 사회의 큰 과제로 여겨집니다.

어디서 나온 자료냐고요? 온,오프라인 구인구직 정보제공업체인 벼룩시장구인구직이 11월 10~23일 우리나라 남녀 직장인 820명을 대상으로 ‘체감정년’ 테마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들은 희망 정년의 연령으로 “평균 61.1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항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10명 가운데 6명 가량인 62.4%가 ‘60세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질문에 ‘40세 이하’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실제 정년 퇴직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50세 이상 55세 이하’라고 답한 직장인은 9.3%에 불과했습니다.

이 같은 희망과 달리 현실은 완전히 딴판 입니다. 응답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체감정년 연령에 대해 50세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균 48.1세”라는 대답을 내놨습니다. 답을 구체적으로 보면 ‘40세 이상 45세 이하’가 26.3%로 가장 많았고 이어 ‘45세 이상 50세 이하’ (21%), ‘50세 이상 55세 이하’ (19%) 순으로 구성됐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정년의 갭이 늘면 늘었지 줄지 않을 것으로 직장인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게 꼽힙니다. 설문에 응한 직장인들은 입사 이후 체감하는 정년의 연령에 대해 직장인 10명 중 8명꼴인 81%가 “해가 지날수록 체감 정년이 낮아지고 있는 느낌이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해가 지날수록 체감 정년이 높아지고 있는 느낌이다’는 불과 19%에 머물렀고요.


향후 퇴직 연령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인 52.7%가 “지금보다 퇴직 연령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질문에 “지금보다 퇴직 연령이 높아질 것”은 30.2%,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은 17.1%로 나타납니다.

이번 설문은 이와 함께 최근 사회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일자리가 최고 복지’라는 말이 현실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예컨대 설문에 응한 직장인의 43.9%는 “희망퇴직금이 어느 정도 되면 희망퇴직에 응할 수 있느냐”란 질문에 “퇴직금을 많이 준다고 해도 희망퇴직을 할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벼룩시장구인구직 이동주 본부장은 이와 관련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노후 준비가 안 된 퇴직자가 늘면서 퇴직 후 퇴직금이나 연금에 의존하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계속 직장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나온 답으로 ‘24개월치 급여’ (36.6%), ‘18개월치 급여’ (8.8%), ‘12개월치 급여’ (8.8%) 순이 꼽혔습니다

국내 직장인들은 정년 후 대책 마련에 대해 35.6%는 ‘연금이나 보험 등 노후 대비 상품 가입’을 꼽았습니다. 이와 달리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직장인도 19%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퇴직금만 바라보고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불과 1.5%에 그쳐 퇴직금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사실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정년 시 국가나 기업에서 제공하길 바라는 지원정책으로는 ‘퇴직연금 및 국민연금 제도 개선으로 노후 소득 보장’ (39%) ‘빈 일자리 지원 및 인턴제 확충 등을 통한 재취업 기회 보장’ (32.2%) ‘임금피크제도입 등 정년 연장 및 임금, 인사제도 개편으로 재직 연장’ (21.5%) ‘이모작 장려금, 자기계발을 위한 근로시간단축 등 능력향상을 위한 지원’ (7.3%)을 지목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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