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인사가 시작됐다. 부행장급 인사에 이어 CEO(최고경영자) 선임 등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외이사도 대폭 물갈이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태를 벗지 못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개입할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은행이 부행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은행권의 연말 임원 인사가 시작됐다.
국민은행은 7명의 부행장 중 올해 말 2년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은 홍완기 신탁본부장 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KB 내분 사태와 관련 있는 인사들의 '정리'를 요구하고 있어 인사폭은 훨씬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지우 수석부행장, 정윤식 전략본부장,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은 당국의 징계까지 받아 거취가 주목된다.
국민은행의 고질적인 병폐인 '채널 문제(1채널인 국민은행과 2채널인 주택은행 출신 간 갈등)'를 윤종규 회장이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지 관심거리다.
하나은행은 6명의 부행장 중 함영주, 정수진, 황종섭, 김영철, 이영준 등 5명의 임기가 오는 31일 끝난다. 김병호 부행장은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임기가 다음 주총이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외환은행은 이현주, 추진호, 신현승, 오창한 부행장 등 4명 부행장의 임기가 연말에 전원 만료된다.
두 은행의 통합 작업이 늦어지면서 임원 인사 또한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통합 후 인사가 이뤄질 경우 대대적인 물갈이는 물론 조직 슬림화를 위한 임원 감축마저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13명의 부행장 중 임영진, 김영표, 이동환, 임영석, 서현주 부행장 등 5명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농협은행도 10명의 부행장 중 이신형, 이영호, 이정모 부행장 등 3명이 이달중 임기를 마치게 돼 대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이 KB 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사퇴'를 해 대거 공석이 예상된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고승의 이사에 이어 이번 주 내 적어도 2명의 사외이사가 추가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3월 김영진, 이종천 이사 등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모두 6명 가량의 교체 수요가 생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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