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75%가 기업 CEO
독립 공사가 기금 운용
[ 박동휘/서기열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전문성 강화와 관련해 바람직한 모델로 거론되는 곳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선 국민연금과 설립 취지가 같지만 기금운용 실무부서가 독립 공사로 분리돼 있다. 기금 규모는 2065억캐나다달러(약 209조원)로 국민연금의 절반 정도다. 지난해(2013년 6월~2014년 6월) 수익률은 16.2%이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7.1%의 실적을 냈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각각 4.16%, 5.66%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역할을 하는 CPPIB의 이사회에는 금융회사와 일반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5명, 4명씩 참석한다. 여기에 교수 2명과 변호사 1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캐나다 각 주 정부별 추천을 받은 민간 위원들이다. 무보수인 국민연금과 달리 이사에게 기본 연봉으로 3만5000달러를 지급하는 등 책임과 보상도 강화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2731억달러)은 대표성에 무게를 둔 사례다. 12명의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절반을 소방, 경찰 등 공무원 가입자의 투표로 선출한다. 노조, 사용자, 시민단체 등 단체별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하는 국민연금보다 대표성이 더 높다는 평가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 안건들을 결정할 때 자문회사인 윌셔어소시에잇 의견서를 첨부하도록 제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원종욱 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실장은 “해외에 비해 국민연금은 전문성, 대표성 모두 어정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 연기금을 모델로 삼아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데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캐나다는 CPPIB 외에 고령연금(OAS)이라는 기초연금제도가 있어 공격적·전문적 투자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서기열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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