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사업 효과…高價 미분양 아파트 잘 팔리네

입력 2014-12-08 07:02
[ 김하나 기자 ]
서울 강남권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변의 새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는 물론 10억원 안팎의 이른바 고가 미분양 아파트들도 판매되고 있다.

대규모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강동구 고덕·상일동 일대와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가락동 등이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관리처분 인가가 끝나고 철거 및 이주, 준공까지 약 4년여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세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주 후 재계약을 한 번 정도는 해야 한다는 말이다. 급등하는 전세난에 시달리기보다는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더욱이 조합원이라면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될 때 받는 이주비를 이용해 중도금이나 잔금을 치를 수 있다.

대우건설이 짓고 있는 서울 잠실역(지하철 2호선) 인근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이 전용 119·120·123㎡의 대형 물량이었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대 초반이다. 총액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다.

수요층이 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이후 계약에 속도가 붙고 있다. 8월까지는 한 달에 2~3건가량 계약되던 것이 9월에는 2배에 가까운 5건이 계약됐고 현재 잔여물량은 1건뿐이다. 분양 관계자는 “올 4분기 들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과 함께 전셋값 상승, 강남 재건축 활성화, 잠실 롯데월드타워 개장 등 호재가 이어지며 강남권 아파트의 구매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역시 고덕동은 물론 인근 둔촌동, 송파구 가락동의 이주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임성수 디비아이엔지 대표는 “9·1 대책 이전에는 문의 전화가 30~40여통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상담이 4~5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자이’ 역시 저층 몇 가구만을 남겨두고 거의 팔린 상태다. 분양가는 3.3㎡당 2990만~3150만원대다. 발코니 확장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강남구 개포동, 대치동 등의 이주 수요는 용산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도 미치고 있다. 래미안 용산 분양 관계자는 “남산, 한강, 용산공원 등의 조망권이 탁월해 조망권을 원하는 강남권 주택 수요자들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