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판결 비판' 김동진 부장판사에 정직 2개월

입력 2014-12-03 18:23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을 공개 비판한 김동진(사법연수원 25기)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게 됐다.

법관징계위원회(위원장 민일영 대법관)는 3일 김 부장판사에 대한 심의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징계위는 "김 부장판사가 원 전 원장에 대한 사건의 판결을 비난하고 해당 재판장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을 포함한 글을 게시했다"며 "이런 행위는 법관윤리강령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위는 김 부장판사가 법관의 품위유지의무를 명시한 법관윤리강령 2조와 구체적 사건에 관한 공개적 논평을 금지한 같은 규정 4조 5항,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 등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징계위는 대법관 중 대법원장이 임명한 위원장과 내·외부 인사 각 3명씩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법관에 대한 징계 처분은 정직, 감봉, 견책 등 세 종류로 정직 2개월은 비교적 무거운 징계 수준이다.

김 부장판사가 이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서 단심 재판을 받을 수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이날 징계 결정과 관련, "양승태 대법원장은 징계를 철회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법원 판결에 대한 안팎의 비판은 오히려 판결의 공정성과 완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번 징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부장판사는 지난 9월 2일 법원 내부 게시판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으로 원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판결을 정면 비판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부장판사는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 논리로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며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심사를 앞두고 입신영달을 위해 사심을 담아 쓴 판결"이라 지적했다.

대법원은 김 부장판사의 게시 글을 직권으로 삭제했다.

이후 수원지법은 김 부장판사가 법관의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렸다며 9월 26일 대법원에 징계를 청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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