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매각 반대 직원과 아직 대화 시작하지 않았다" 번복
[ 김민성 기자 ] 한화그룹에 매각되는 삼성테크윈 등 방산·화학 계열사 직원이 매각 반대 운동에 이어 노조 설립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삼성그룹이 "(해당종업원과) 앞으로 성섬성의껏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3일 오전 "위로금 지급 등 모든 사안에 대해 대화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직후 삼성그룹은 오전 이 팀장의 브리핑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바로잡는다며 "매각되는 4개 회사의 임직원들과는 아직 대화가 시작되지 않은 단계"라고 정정했다.
삼성그룹은 "현재 임직원과 회사간의 대화 창구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중에 있다"며 "비대위가 구성되면 임직원들과 성심성의껏 대화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화를 시작한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매각에 반대하는 임직원과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뜻은 분명히 한 셈이다.
방산사업체인 삼성테크윈의 경남 창원 제2사업장 직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매각 저지를 위한 노동조합 설립을 결의했다. 매각 예정사인 삼성토탈은 이미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여타 매각사 직원과도 범비대위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26일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사 소속 직원은 고용 승계와 매각 과정 돌발 변수에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매각 규모가 2조 원 규모의 '빅딜'이다 보니 완벽 고용 승계에 대한 의문과 함께 한화 내 업무 전환 배치 가능성도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 계열 프리미엄이 사라질 경우 향후 사업 전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 측은 인수를 공식화하며 "인수하는 기업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겠다" 며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문화를 융합해 그룹의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자용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각 과정에서 자연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번 매각사 소속 인력은 약 9000명 수준. 삼성테크윈이 5000여 명으로 가장 많다. 해외사업장을 포함하면 6000명이 넘는다. 이어 삼성토탈 1500여명, 삼성탈레스 1000여명이다. 대규모 자동화 설비 중심인 삼성종합화학은 300여명으로 가장 적다.
삼성의 과거 매각 사례에 볼 때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 임직원이 위로금이나 삼성 내 전환배치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전량 팔아 미국 코닝사에 매각할 당시 그룹 내 전환배치 신청을 받았다. 대부분 삼성 잔류를 택했지만 300여명만 전자부문 등 계열사 5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환배치를 받지 못한 직원은 위로금을 받고 미국 코닝 소속으로 이직했다. 위로금은 일시금 4000만 원과 기본급 10개월분 규모였다. 갑작스런 매각에 실망한 상당수 직원은 이직을 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정기 사장단 회의에는 지난 1일 승진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상영조 삼성비피화학 대표이사 부사장 및 육현표 에스원 신임 사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사장단 회의 중 종전 관례대로 차례대로 일어나 기존 최고경영진에 인사한 뒤 "열심히 하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짧게 말했다.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신임사장단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임박한 임원인사 날짜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이 팀장은 "인사 날짜와 규모등 내용은 아직 모르지만 이번 주 내에 하지 않겠느냐"고만 말했다.
업계는 4일 부사장 및 전무 상무 등에 대한 계열사 임원 인사에 이어 전사 조직 개편 세부 내용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팀장은 조직 개편 시기에 대해 "다음 주 중 회사별로 발표날 듯 하다"며 "발표 형식이 어떨지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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