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미주제강 순천공장 매각 속도..중국업체 고위임원, 현지답사

입력 2014-12-02 15:50
중국 국영철강업체 자회사..10월에 단독으로 LOI 제출
원유 채굴 등 시추장비에 사용하는 후육강관 설비 매력
공장 가치 400억원 내외 추산


이 기사는 12월02일(13: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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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미주제강의 순천공장 사업부 인수의향서를 낸 중국 기업의 고위 임원이 순천공장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미주제강의 순천공장 사업부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주제강 관계자는 2일 “중국 국영철강사 자회사인 강관업체의 동사장이 지난주 순천공장을 방문해 공장설비를 둘러보고 사업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말했다. 동사장은 중국기업의 이사회에서 의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고위 임원으로 이 중국 업체가 미주제강 순천공장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동사장은 중국 칭화대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장 답사 후 브리핑 자리에서 공장설비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강관업체는 지난 10월 마감한 1차 인수의향서(LOI) 접수에서 유일하게 LOI를 제출하며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 회사의 모기업은 전세계에서 광산 탐사, 채굴, 제련, 가공 등을 하는 국영 철강업체로 최근 미국 포천지의 500대 기업에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947년 동방제강소로 시작한 미주제강은 강관제조 전문업체로 포항과 순천 공장에서 후육강관과 스파이럴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매각대상인 순천공장은 후육강관 설비 1기와 스파이럴강관 설비 3기를 보유하고 있다. 후육강관은 원유 및 셰일가스 시추장비에 사용되는 두꺼운 강관이며 스파이럴강관은 건설현장의 터를 닦을 때 지반을 강화하게 위해 박는 강관이다. 특히 후육강관은 송유관 유정관 등 에너지사업에 주로 쓰이며 장기적으로 해양구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중국 강관업체가 미주제강 순천공장에 관심 갖는 것은 심해유전이나 셰일가스 개발 등에 필요한 후육강관 수요가 높아지자 관련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후육강관의 주요 수요처인 미국,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며 “한국산 강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중국업체에 미주제강은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미주제강은 지난해 초 회생계획 인가전 인수합병(M&A)를 진행해 하이스틸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무산됐다. 하이스틸이 제시한 가격과 회사 및 채권자들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컸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순천과 포항 공장을 함께 매각하는 거래였으며 가격이 500억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매각하는 순천공장은 2008년경 완공돼 상대적으로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어 가치가 400억원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주제강은 지난해 10월 자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고 회생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철강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선제적으로 사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순천공장 사업부 일괄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순천공장의 설비는 미주제강 소유이지만 부동산은 연합자산관리가 관리중이다. 미주제강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협조를 얻어 순천공장의 설비와 부동산을 함께 매각한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매각주관사다.

미주제강은 지난 1994년 코스닥 상장 이후 17년 만인 2012년 상장폐지됐다. 철강 경기가 침체를 겪으면서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부도를 막지 못해서다. 올 상반기에 매출 339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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