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대박 공모주는?…제2의 삼성SDS 후보 20곳

입력 2014-12-02 15:46
[ 한민수 기자 ] 금융당국의 상장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올해 공모주 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14년을 한 달 남겨두고 있지만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最大魚)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남아있는 만큼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현재 공모 청약 일정은 잡아놓은 기업은 20곳(스팩 제외)에 이른다. 이날 청약을 시작하는 알테오젠을 비롯해 다음달 19일 청약을 마치는 국일신동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특히 오는 15~16일에는 시장에 풀리는 제일모직 청약자금을 노리고 8개 기업이 동시에 청약을 진행하는 진풍경이 연출될 예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서 IPO 선배들의 사례를 통해 2014년 마지막 대박 공모주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제2의 삼성SDS는?…"스토리가 있는 기업을 잡아라"

지난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에스디에스는 많은 기록을 남기며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상장 이후에도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는 주가흐름으로 공모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의 전날 종가는 34만7000원으로 공모가 19만원보다 81% 급등했다.

삼성에스디에스의 IPO 성공 요인은 매력적인 '스토리'에 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삼성그룹 3세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역할이 부각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상속재원 및 지배구조 개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에스디에스는 필연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제일모직의 공모 흥행도 거의 확정적이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제일모직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의 상장 자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의 시작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달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제일모직을 비롯해 19개에 달하지만, 제일모직과 같은 날에 청약을 받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필패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올 들어 스팩을 제외하고 공모 이후 상장한 기업은 26개다. 이들의 전거래일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39%로 공모 투자자들에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공모주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휴대폰 케이스업체 슈피겐코리아로 공모가보다 182% 급등했다. 최근 아이폰6의 판매 호조에 실적 기대감이 커졌고, 실제 실적에서도 이를 입증한 것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슈피겐코리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5% 급증했다.

슈피겐코리아 다음으로 많이 오른 인터파크INT(공모가 대비 상승률 176%)는 3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중국 스토리가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중국 여행객수 및 역직구 증가 기대감 덕분이다. 이밖에 파티게임즈(148%)는 중국 최대 게임배급사 텐센트의 투자, 테고사이언스(126%)는 전년동기 대비 76% 급증한 3분기 영업이익 등 스토리와 실적으로 기반으로 급등했다.

◆ 15~16일 청약 大戰, 승자는?

이달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주가는 스토리에 더욱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는 15~16일 청약을 받는 8개 기업은 제일모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제일모직은 오는 10일과 11일 청약을 받고, 이 때 접수된 청약증거금 중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자금이 15일 환불된다.

앞서 삼성에스디에스는 공모 당시 청약증거금 15조원을 끌어모았고, 14조원 규모의 증거금이 환불됐다. 이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업체들은 수백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디에이테크놀로지가 488대 1, 텔콘이 482대 1, 파티게임즈가 73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에스디에스 이전에 청약을 진행한 영우디에스피와 테라셈의 경쟁률이 100대 1에 못 미쳤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중국 스토리가 기대된다. 지난 10월 중국의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화책미디어는 NEW 지분 15%를 535억원이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화책미디어의 인수가는 주당 2만9900원 수준으로 희망 공모가 1만2700~1만6300원보다 높다. 양사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 및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 제작 및 투자, 유통 등에 대한 업무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내 합작법인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항공기부품업체 아스트는 제조업체로는 최초로 기술성 특례 상장심사를 통과한 기업이다. 미국 보잉 등에 꼬리부분 동체를 납품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 먼저 상장한 한국항공우주가 항공 산업에 대한 긍정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바이오 소재 전문기업 휴메딕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배와 7배 이상 급증한 235억원과 75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기 216억원과 61억원에 달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제약사와 함께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달 공모 청약에 있어서는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주목하라는 주문이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많은 기업들이 공모에 나서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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