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인사 임박…'사장단 후폭풍' 재현 조짐

입력 2014-12-02 15:35
이르면 3일 수요일 혹은 4일 목요일 발표 유력
'사장 최소 승진' 경고메시지, 임원 인사 되풀이 예상
반도체·부품 '포상'…무선·전자계열 '징계' 인사 주목



[ 김민성 기자 ] 삼성그룹 정기 임원 인사가 이르면 3일 발표된다. 삼성 관계자는 "2015년 임원 인사가 이르면 3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다"라고 2일 밝혔다.

1일 발표된 사장단 승진자(내년 1월 1일 발령)가 처음 참석하는 신임 수요사장단 개최 후 임원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신임 사장단이 금주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과 첫 상견례를 가진 뒤 조직을 빠르게 재정비할 수 있도록 부사장 이하 임원 승진 및 보직 인사를 신속하게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3일 수요일이 아닌 4일 목요일 발표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는 12월 2일 월요일, 임원인사는 5일 목요일에 3일 간격을 두고 단행됐다. 당시에도 4일 수요일 발표 예상이 많았지만 신임 사장단에 여론 관심이 집중되면서 목요일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는 다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호황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달성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낸 데 따른 포상 성격의 인사였다. 부사장 51명 및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475명 승진자 가운데 삼성전자 내 신임 승진이 161명(34%)을 차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임 임원을 포함한 전체 승진자도 226명으로 47.5%에 달했다. 승진 연한이 짧은 '발탁' 인사(85명) 및 여성·외국인 승진 규모도 사상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임원 인사는 지난해 '잔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를 전망이다. 1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자는 역대 최소인 3명에 머물렀다. 역대 최소였던 사장 승진 인사와 마찬가지로 임원 승진 규모도 초라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승진 잔치를 벌였던 IT·모바일(IM) 부문이 올해 수익성 악화 직격탄으로 돌변한데 따른 징계가 임원인사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인사에서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사업부 뿐만 아니라 부품 납품으로 연계된 계열사 수장들이 줄줄이 보직 해임을 당한만큼 임원급도 문책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삼성전자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이 된 IT·모바일(IM) 부문 내 7명 사장 중 4명은 해당 보직에서 해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갤럭시 1등 신화'를 이끈 공으로 유임됐지만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사장과 이철환 무선개발실장 사장, 김재권 무선 글로벌운영실장 사장 등은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MSC)사장도 전사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전략실(GMO)로 보직 변경됐다.

무선사업 실적 악화에 대한 문책인만큼 동일 사업부 소속 부사장 등 임원에 대한 보직 인사가 점쳐진다. 스마트폰 사업성 악화로 동반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 수장도 전면 교체된만큼 관련 임원에 대한 징계 인사도 예견된다.

다만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을 사장 인사에서도 재확인한만큼 임원 인사도 신상필벌(信賞必罰)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사장단 인사에서 두드러진 반도체 및 소재 부문 인사 등용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재현될 전망이다.

3분기 부품 부문(DS) 소속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IM 부문 실적을 앞지르는데 기여한 인사 승진이 유력시된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전영현 부사장이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윤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 후임으로 사장 승진, 내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장단에 이어 임원 승진 폭까지 적을 기록할 경우 일선 조직 개편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위기 조기 돌파를 위해 수장 교체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사업부 조정 및 인사 이동 폭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미 삼성그룹은 이번 주 내 임원 승진 인사를 마치고, 이달 초순 전사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올해 삼성은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그룹 전반적인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1월 2일 신년하례식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한계 돌파'를 경영 기조로 내걸고 체질 변화를 주문했지만 실적 성적표는 초라했다. 가장 최근 분기인 3분기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익은 4조600억 원(매출 24조5800억 원)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전분기보다 44% 급감했다.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부문이 홀로 기록한 영업익 4조4200억 원에도 못미쳤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