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상자 가득 실은 택배株 '씽씽'…전자결제·신용카드株도 활짝

입력 2014-12-01 07:02
블랙 프라이데이 직구 열풍에 기대 부푼 종목

'逆직구 효과'로 쇼핑몰은 안도
백화점·홈쇼핑·육아용품株는 '울상'


[ 김희경 기자 ]
해외 직구 열풍은 업계 지형도뿐 아니라 국내 증시 판도도 흔들고 있다. 업황 부진과 내수 침체로 주가가 좋지 않던 택배, 전자결제, 카드 관련주들이 해외 직구 열풍이란 구세주를 만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백화점주, 홈쇼핑주 등 유통주들은 약세다. 여기에 ‘역(逆)직구’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주식시장이 더 들썩인다. 역직구란 외국인이 우리나라 제품을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역직구 고객이 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주의 강세가 기대되고 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인 안인기 대표는 “소비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성향과 구매 패턴에 맞는 ‘맞춤형’ 쇼핑경로를 찾고 있다”며 “이에 맞게 수혜주와 피해주를 잘 가려내는 투자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택배 전자결제주가 대표 수혜주

해외 직구 수혜가 가장 기대되는 업종은 택배주다. 지난달 28일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연말까지 이어지는 택배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10월 한 달간(3~27일) 21.6% 상승했다. 한진은 지난달 12일 5만4700원까지 치솟으며 1년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해외 직구 택배 물동량이 전체 택배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0.7%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50% 이상 성장한다면 4년 후에는 비중이 3.1%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택배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해외 직구 수요가 증가해 전체적인 실적은 좋아지고 있다”며 “해외 택배시장은 택배업계가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결제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직구 소비자들이 전자결제 시스템을 통해 해외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금액은 1인당 연평균 87만4000원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는 11월 한 달간 6.18% 상승했다. KG이니시스의 경우 조정을 받고 있지만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백화점, 육아용품주는 울상

내수 침체에다 해외 직구 열풍에 직격탄을 받은 백화점들은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13만원대에서 12만원대로 밀렸다. 신세계는 지난달 5일 17만7000원까지 떨어져 1년 최저가를 기록했다. 명품을 국내에서 사는 대신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용품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는 주부가 늘어나면서 국내 육아용품주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보령메디앙스(-11.1%), 제로투세븐(-1.40%)은 외국산 유아용품의 공습 우려에 지난달 하락세를 거듭했다.

○역직구 수혜주로 인터파크INT 부각

해외 직구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만큼 역직구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주로 인터파크INT가 꼽히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쇼핑 사이트를 오픈한 인터파크INT는 이 사이트를 통해 외국인 대상 역직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8년 중국인 직구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가정할 경우 중국인 역직구 시장규모는 35조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 “인터파크INT의 역직구 사이트는 결제 시스템으로 페이팔과 알리페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텐페이 시스템까지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주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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