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나 기자 ]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대에 조성 중인 광교신도시가 수도권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입주 3년차를 맞으면서 기반시설이 속속 마련되고 있고 지난해 3월 광교호수공원이 개장해 살기 좋다는 인식이 퍼져서다. 9·1 부동산 대책에 따라 향후 대규모 신도시 조성이 중단된다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신도시 막바지 분양 물량을 잡으려는 수요자들은 광교신도시를 다시 한 번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광교호수공원 주변의 주상복합 단지들이 대거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달 광교호수공원 주변에 있던 4개 주상복합 용지가 모두 매각됐다. 주상복합촌 형성이 예상된다. 게다가 이들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와 비슷한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 2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힐스테이트 광교’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1540만원대(펜트하우스 제외)로 책정됐다. 광교신도시 평균 매매가격(1555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호수공원 가까울수록 매매가 높게 형성
광교신도시에선 광교호수공원과 가까울수록, 중대형 아파트일수록 매매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호수공원과 가까운 자연앤자이(전용 101㎡)는 매매가가 6억9000만원 정도지만, 광교호반베르디움(117㎡)은 더 넓은 면적임에도 매매가가 6억2000만원 정도다.
지난 9월 기준으로 광교신도시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매매값은 전분기 대비 3.63% 올랐다. 이는 60~84㎡ 소형 평형 상승폭인 2.55%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원 이의동 A공인 관계자는 “광교신도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호수공원과 경기도청 예정지와 가까운 단지들은 인기가 높다”며 “중대형임에도 호수공원 주변으로 들어서는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경기도시공사는 계획단계부터 광교호수공원 주변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일부 건축물에 층수 및 높이 제한을 두지 않았다. 법적 상한 용적률만 있을 뿐 최고 층수 및 높이 제한이 없다는 얘기다. 건설사들은 상징적인 입지에 맞춰 까다로운 건축 기준을 적용해 화려한 외관의 건축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아름답고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분당 정자동을 제치고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주상복합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B공인 관계자는 “광교호수공원이 지난 7월 ‘2014 대한민국 경관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기존 수원이나 용인 외의 지역에서도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주상복합촌, 고급 주거지로 각광
보통 실수요자들은 주상복합 아파트보다는 일반 아파트를 주거용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주상복합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경우는 다르다.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집단을 형성하면서 주변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일반 아파트보다 늦게 건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새 아파트여서 신도시에 뒤늦게 입성하려는 수요자들에게는 주거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주변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초 조성된 상록 라이프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1551만원가량이지만, 2000년대 초에 입주한 동양 파라곤이나 두산위브더제니스는 각각 1970만~198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신도시 알짜 지역에 자리잡다 보니 중대형임에도 수요자들이 몰린다. 위례신도시가 그런 경우다. ‘송파 힐스테이트’ ‘위례아이파크 1·2차’ 등은 평균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높아 1700만원을 웃돌았다. 그럼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5 대 1을 넘었다. 반면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이나 ‘위례 사랑으로 부영’ 등은 비교적 낮은 분양가에 공급했지만 입지적으로 중심에서 벗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진한 청약 성적을 나타냈다.
장영우 현대엔지니어링 분양소장은 “분당신도시는 지은 지 오래된 단지들이 많고 판교신도시의 경우 집값이 너무 높게 형성돼 있어 대체 주거지로 광교신도시를 고려하는 수요자가 많다”며 “새 아파트가 많고 광교호수공원 주변이어서 최근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교 집값은 지난 1년 동안 8.59% 가까이 상승했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2.54%)의 상승률을 웃돌았고 판교·김포 등이 포함된 2기 신도시 평균(0.94%)보다 월등히 높았다.
집값만 놓고 보면 이미 신도시 맏형인 분당신도시를 뛰어 넘었다. 광교신도시 아파트값은 2012년 1월만 해도 3.3㎡당 1384만원 수준이었지만 올 11월 기준 1555만원까지 상승했다. 광교신도시는 2008년에 첫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1266만원이었지만 최근의 시세는 22.8%가량 뛰어올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