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제도 만들고
경제발전은 제도를 통해 이뤄진다
[ 김우섭 기자 ] 신제도주의 경제학(neo-institutional economics)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로 제도가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경제 발전을 결정하는 요소는 제도이고, 나라별로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경제 발전의 경로도 다르다고 분석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이 한 나라의 경제적 성과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기술수준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제도주의경제학은 이런 요소들이 경제 성장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특히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은 신제도주의경제학의 단골 사례로 등장한다. 남한과 북한은 6·25전쟁 이전에 인종과 문화, 지리적 환경, 제도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1962년부터 시작된 남한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제도적 환경이 달라진 결과 북한과의 경제 발전 속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났다는 것.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남한과 북한은 분단 직전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했다. 하지만 2009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960달러로 남한의 5%에 못 미쳤다.
신제도주의경제학은 재정 지출 확대가 민간경제의 활력을 키운다는 케인스 경제학파와 같은 주류 경제학에 부정적이기도 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재정의 역할을 중시하는 ‘케인시안’을 중용했다. 최경환 경제팀도 이 같은 방식의 경제운용 방향을 예고했다.
좌승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의 문제”라며 “주류 경제학계나 시장자유주의 학계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신제도주의경제학이 설명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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