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에 게시된 사진 한 장[위=특허청 제공]이 ‘펀’한 제품의 특허를 박탈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특허청은 11월 26일 특허 제1269215호로 등록된 ‘지팡이 아이스크림 제조방법’ 발명에 대해 제기된 무효심판에서 특허심판원이 “특허출원 전 관련 제품이 인터넷에 이미 공개돼 무효”라고 심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팡이 아이스크림은 국내 J사가 개발한 아이스크림으로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볼거리 (독특한 형상)와 함께 (편한) 먹거리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관광객 등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제품입니다.
이 아이스크림은 기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담는 콘 (과자)이 작아 아이스크림이 녹아 흘러내리는 단점 (소비자들의 큰 불편)을 보완한 제품으로 평가된 까닭. 콘 위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올리는 방식이 아닌 길쭉한 형태로 속이 빈 옥수수 뻥튀기 과자 안에다 아이스크림을 넣는 방식을 채택한 덕분입니다.
게다가 상온의 온기를 막아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반동결 상태를 오랜 시간 유지시켜 쉽게 녹지 않고 기존의 콘보다 바삭바삭한 식감을 제공한다는 분석입니다. J사는 지팡이 아이스크림의 개발과 판매에 들어간 이후인 2012년 8월 27일. 특허를 출원해 등록을 받았습니다.
그 뒤 이 제품의 인기에 따라 부산과 군산에서 유사한 제품이 등장하고 J사와 이들 간 권리 분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법원측은 ‘상품형태 모방행위’에 해당한다며 부정경쟁행위금지가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관련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청구가 제기되고 이날 특허심판원의 심결이 나온 것입니다.
특허심판원의 이번 심결에서 특허가 무효란 결정을 한 결정적 배경 (증거)으로 J사가 지팡이 아이스크림에 대해 특허를 받은 2012년 8월 27일 보다 2주전인 2012년 8월 13일에 찍힌 위의 사진을 거론했습니다. 이는 한 소비자가 (서울 인사동에서) 이 제품을 구입해 맛 본 뒤 판매 가게에 설치된 광고판을 찍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에 올린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팡이 아이스크림을 체험한 일본 관광객이 그 맛에 대한 체험담을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에 역시 특허발명의 출원 직전에 게재했다는 것도 무효의 증거로 제시됐다고 것이 특허심판원측의 설명입니다.
특허심판원은 이날 결정을 통해 “지팡이아이스크림 특허가 출원 전에 공개되었다는 증거가 분명한 이상 등록을 유지할 수 없어 무효”라고 밝혔습니다.
특허심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술내용의 파악이 쉬운 제품일수록 사업화에 앞서 지식재산권 확보 방안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구나 일반 대중에게 판매되는 스낵과자 같은 음식물은 그 기술내용이 쉽게 파악되고 판매와 동시에 소비자에 의해 인터넷 등 공중매체에 바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이날 무효화 심결이 나온 ‘지팡이 아이스크림’의 특허청구 범위는 이렇습니다.
“가늘고 길게 만곡된 지팡이 형상을 가지며 뻥튀기 과자로 만들어진 소프트 아이스크림 용기를 준비하는 단계. 소프트 아이스크림기의 주입 튜브를 상기 용기의 인입구로 장입하는 단계. 상기 용기의 내부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3~10cm/sec의 속도로 충전하는 단계. 육안으로 상기 용기의 토출구를 확인하여 충분한 충전이 이루어졌다면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충전을 중지하고 상기 소프트 아이스크림기의 주입 튜브를 분리하는 단계로 이루어진 지팡이 아이스크림 제조방법.“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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