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회중시계·천체시계…다양함에 빠지다

입력 2014-11-21 07:00
파네라이의 다양한 시계들


[ 임현우 기자 ] 파네라이에서 꼭 손목시계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손목시계가 등장하기 이전에 널리 쓰였던 회중시계가 요즘도 새롭게 출시되고, 단순히 시·분·초를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철학과 우주에 관한 스토리를 시계 속에서 풀어내는 ‘예술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파네라이 주피테리움’은 폭 75㎝, 높이 86㎝의 유리상자 안에 들어 있는 천체시계다. 무게가 110㎏에 달하고 부품은 무려 1532개가 쓰였다. 이탈리아의 천재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제작한 것인데, 그가 망원경을 발명해 1610년 1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목성의 4대 위성을 관측했을 당시 상황을 형상화했다.

다른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도 천체시계를 만든 적은 있지만, 파네라이 주피테리움이 특별한 이유는 제각각 다른 주기로 도는 모든 천체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재현해냈다는 점에서다. 달은 27.32일, 태양은 365.26일 주기로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목성은 11.87년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돈다. 목성 위성의 회전 주기도 모두 달라 이오는 1.8일, 유로파는 3.6일, 칼리스토는 7.2일, 가니메데는 16.7일이다.

‘포켓워치 3 데이즈(사진)’는 회중시계만의 클래식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항해용 체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40㎝ 길이의 체인에 걸어서 쓸 수도 있고, 시계와 함께 주는 스탠드에 올려놓으면 탁상시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시계의 큼지막한 원형 뚜껑을 열면 시계에 동력을 공급하는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파네라이는 최근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 시계를 복원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 시계는 대성당의 외부 파사드와 내부 파사드 사이 공간에 설치된 것으로, 40㎏짜리 무게추를 통해 중력을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으로 움직일 정도로 거대하다. 파네라이와 피렌체 대성당 관리소가 힘을 합쳐 복원에 성공한 이 시계는 현존하는 시계 중 율리우스 시간을 표시하는 몇 안 되는 시계로 알려져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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