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가구사업 키우는 이랜드

입력 2014-11-20 21:28
수정 2014-11-21 04:05
현장리포트

현지 2위 업체 인수
의류 이어 생산기지 확대
국내 백화점 등에 공급


[ 임현우 기자 ]
“노바디 노바디 벗 유~.”(원더걸스) “오~ 오오오~ 오빠를 사랑해~.”(소녀시대)

베트남 여성 수백 명이 일렬로 앉아 쉴 새 없이 재봉틀을 돌리는 가운데 귀에 익은 K팝 히트곡들이 계속 흘러나왔다. 생산라인 끝머리에선 ‘뉴발란스’ ‘티니위니’ ‘후아유’ 같은 익숙한 브랜드의 옷이 완성돼 나왔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호찌민의 의류 제조업체 탕콤의 모습이다. 35만6208㎡(약 10만7700평)에 들어선 공장 12개동에서 봉제뿐 아니라 원사(실) 제조, 직조, 염색 등 의류 제조 전 과정의 수직계열화를 갖췄다.

이랜드는 베트남 국영기업이던 탕콤을 2009년 인수해 주요 의류 브랜드의 제조원가를 이전보다 20~30% 낮췄다. 송재호 탕콤 차장은 “1967년 설립돼 베트남에서 ‘국민기업’으로 인지도가 높은 회사”라며 “과거 적자에 시달렸지만 생산성을 높여 작년부터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탕콤의 주가는 5년 전 6000동에서 최근 3만5000동 선으로 여섯 배 가까이 뛰었다.

최근 이랜드는 한국과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숙련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인 베트남은 중저가 상품에 주력하는 이랜드의 ‘핵심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지난 4월에는 베트남 2위 가구 제조업체 사비멕스를 인수했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과 자라, H&M, 롯데(무인양품), 신세계(자주) 등의 ‘라이프스타일 숍’ 사업 강화로 가구 시장의 가격 파괴 경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사비멕스는 18만6297㎡(약 5만6300평) 규모의 공장에서 가구를 대량 생산해 일본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해 왔다. 이랜드는 향후 이곳에서 만든 가구를 국내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랜드는 1995년 설립한 이랜드베트남을 통해 롱안, 구찌 등에 6개 자체 공장도 가동 중이다. ‘스파오’ ‘미쏘’ ‘로엠’ ‘클라비스’ 등 이랜드 의류를 본사에서 디자인을 받은 뒤 3일 이내에 완성해 실어보내는 신속 생산체계를 갖췄다. ‘타미힐피거’ 등 유명 브랜드 의류를 OEM 방식으로 납품하기도 한다.

이랜드베트남 관계자는 “이랜드 전체 의류의 40% 이상이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내년 호찌민 인근에 의류공장을 추가로 짓기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호찌민=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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