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록펠러 46년·이베이 창업자 3년…억만장자 되는 시간

입력 2014-11-20 21:11
스마트컷

셰인 스노지음 / 구계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312쪽 / 1만5000원


[ 이승우 기자 ] 존 록펠러가 19세기 석유제국을 건설하며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4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1980년대 컴퓨터 업계의 거물 마이클 델은 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12년 만에 억만장자 자리에 올랐다. 1990년대 야후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는 4년 만에 10억달러씩을 벌었다. 이베이의 창업자 피에르 오미다이어(사진)는 3년 안에 해냈다. 2000년대 후반 그루폰의 앤드루 메이슨은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뤄 세상을 바꾸고 돈방석에 앉는 데 걸린 시간은 계속 줄어들었다. 기술과 통신의 발달 덕분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1세기에는 100년만큼의 진보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2만년 정도에 해당하는 진보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컷》은 성공도 ‘속도전’이 된 시대에 필요한 전략을 설명한다. 저자는 미국 뉴욕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텀블러, 포스퀘어 등 스타트업 기업들이 6개월 만에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사례를 지켜보며 ‘스마트컷’이란 전략을 내세웠다. ‘스마트컷’은 지름길을 뜻하는 ‘쇼트컷’에 현명함·정직함을 뜻하는 ‘스마트’를 더한 개념이다. ‘쇼트컷’이 밟아야 할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일종의 ‘꼼수’라면 ‘스마트컷’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더 현명하게 일하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먼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 경로를 단축하라고 충고한다. 기존의 전통적 문제 해결책에 기대지 말고,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컴퓨터 과학자나 해커가 즐겨 사용하는 사고방식으로 저자는 이를 ‘수평적 사고’라고 부른다. ‘비효율적인 사다리’는 가차없이 부수고 성공 사다리의 ‘측면’을 공략해 목표를 향한 지름길을 찾으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멘토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을 권한다. 어떤 멘토를 만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멘토와의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유지해나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오랜 경구도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2008년 하버드대 연구 결과 실패해본 기업가가 창업 경험이 없는 기업가보다 반드시 더 나은 성과를 올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번 성공한 기업가가 두 번째 사업에 도전할 경우 성공 확률이 50%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저자는 “실패의 경험보다 신속한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암기를 통해 지식을 쌓는 것보다 지식의 디딤돌 역할을 해줄 ‘플랫폼’의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자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추상적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큰 대접을 받았지만 오늘날 중요한 것은 플랫폼을 사용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지식이나 기술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안을 단순화하라’고 조언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엇을 먹을지, 입을지에 관해선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결정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라고 말했다. 눈앞의 문제를 단순화함으로써 집중력과 의지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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