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 이끄는 주역
5개월 진통 끝 임단협 타결
SM7 노바 등 신차 인기몰이
닛산 신형 로그 생산까지
잔업 추가 등 공장에 활기
[ 김태현 기자 ]
19일 오후 4시 부산 강서구 신호동의 르노삼성자동차 조립공장. 부품 운반장치들이 자동으로 바닥에 설치된 컨베이어를 타고 공정마다 신속하게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내장 부품 등을 설치, 조립하는 트림 공정에서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로그’ 차량의 차 천장 전기선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장 안은 작업물량이 늘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정성원 사원(36)은 “지난해보다 일감이 두 배 이상 늘어 힘든 점도 있지만 모처럼 일할 맛이 나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송영도 조립팀 1과 공정장은 “오전 7시부터 작업에 들어가 오후 3시45분이면 퇴근했지만 이달부터 잔업을 2시간씩 추가하고 주간조는 매주 토요일, 야간조는 휴일에도 나와 일할 정도로 공장이 활기를 되찾았다”며 “르노와 닛산, 부산공장을 잇는 생산과 마케팅 전략으로 국내외시장에서 안착하고 있는 덕택”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힘찬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5개월여를 끌었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둘러싼 노사분규가 지난달 마무리되고 새로 출시한 SM7 노바와 SM5 디젤이 인기몰이를 하는 데다 닛산의 신형 로그 생산까지 겹치면서 공장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10월 생산량이 2만2000여대로 3년 만에 월 생산량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중장기 비전 선포로 재도약 가속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상반기 2016년까지 르노삼성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3가지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첫째는 품질우선주의, 다음이 내수시장 3위 탈환, 세 번째가 르노그룹 아시아 허브로의 도약이다.
이 비전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늘면서 업계 평균 증가율의 7~8배를 기록하고 있다. 9월에는 내수 5954대, 수출 1만530대로 지난해 9월보다 47.1%나 늘어 2012년 2월 이후 월간 판매량 최고 실적을 거뒀다.
르노삼성차의 판매량 상승을 주도한 것은 QM3부터 시작된 르노삼성차의 얼굴인 ‘패밀리 룩’의 변화이다. 외관이 비슷한 자동차 제품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QM3부터 QM5 네오, SM3 네오, 뉴SM7 노바로 이어진 새 패밀리 룩은 소비자들에게 르노삼성차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었다.
르노삼성차의 새 패밀리룩은 정중앙에 있는 ‘태풍의 눈’ 로고와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날렵한 전면 그릴이 특징이다. 처음으로 패밀리 룩을 적용한 QM3는 투톤 컬러의 디자인과 압도적인 연비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올 1월 새로 선보인 QM5 네오도 감각적인 스타일 덕에 판매량이 작년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4월 출시한 SM3 네오도 새로운 패밀리 룩으로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고, 가장 최근 출시한 뉴SM7 노바 역시 달라진 앞모습으로 디자인 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다.
뉴SM7 노바를 출시하며 르노삼성차는 국내 대형차 시장의 획일성에 반대해 ‘다름’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SM5 디젤도 국내 중형차 배기량은 2000㏄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1500㏄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차별화의 첫 시도는 지난해 출시한 SM5 TCE로, 배기량을 1600㏄로 다운사이징하고도 190마력을 내는 터보엔진을 탑재해 고성능 중형 세단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간 8만대 규모의 닛산 로그 생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효자는 또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북미지역에 판매할 닛산의 신형 크로스오버 차량 ‘로그’를 연간 8만대 규모로 부산공장에서 만들기로 하고 8월부터 생산에 들어가 지난달 첫 수출물량 선적식을 했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신형 로그는 2019년까지 물량이 확보된 상태다. 신형 로그의 부산공장 생산은 부품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려 국내 87개 부품 협력업체에 5년간 3조1000억원의 매출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 분포한 르노닛산 계열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자동차에 시트를 공급하는 협력사 JCDS의 김정환 이사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닛산 로그 등 르노삼성차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물량도 30% 이상 늘었고 매출도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회복세는 부산시민의 기업 사랑에도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민단체와 서병수 부산시장 등 부산지역 기관장, 기업체 대표 등이 르노삼성차 구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영업본부장은 “르노삼성차가 지난 몇 년간의 시련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에 섰다”며 “노사가 힘을 합쳐 최고 품질의 차량을 만들고,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보답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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