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쪽으로 혜성 이동 땐
수개월내 연결 복구될 수도
[ 김태훈 기자 ]
최초로 혜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레(Philae·사진)가 배터리 방전으로 교신이 끊겼다. 하지만 1차 임무는 완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우주국(ESA)은 15일(현지시간) “협정세계시(UTC) 기준 0시36분(한국시간 오전 9시36분) 필레와의 교신이 단절됐다”고 발표했다. 배터리가 떨어진 필레는 충전을 위해 ‘대기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탐사 장비와 시스템은 당분간 작동이 정지된다.
우주 탐사선 로제타는 필레를 싣고 2004년 발사됐으며 11년간 65억㎞를 비행해 시속 6만6000㎞로 움직이는 혜성 ‘67P/추루모프-게라시멘코’에 도착했다. 13일에는 탐사로봇 필레를 혜성 표면에 내려보내는 데 성공했다.
필레는 원래 목표 지점에서 1㎞ 정도 떨어진 절벽 인근 음지에 착륙했다. 햇빛을 제한적으로만 받아 예상보다 일찍 배터리가 소모됐다. 착륙 지점은 혜성의 하루(자전 주기) 12시간 중 1시간30분 정도만 햇빛을 받을 수 있다. ESA는 혜성이 태양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수개월 안에 연결이 복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신이 끊기기 전 필레가 태양광을 좀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체를 4㎝가량 올리고 방향도 35도 회전시켰다.
ESA는 필레가 교신이 끊어지기 전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기대했던 1차 연구 목표의 80%가량을 성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레는 13일 혜성에 착륙한 뒤 몇몇 과학 실험을 수행했다. 14일에는 드릴로 표면 아래 25㎝를 뚫어 표본 채취에도 나섰다. 혜성 탐사임무 책임자인 파울로 페리는 “모든 임무를 수행하고 데이터도 전송했다”며 “하지만 이 시점에서 임무가 성공적이었는지, 혜성 표면을 드릴로 뚫고 들어가는 작업이 제대로 실행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이 필레가 보내올 데이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혜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만들어져 당시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화석처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천문학자는 혜성이 오래전 지구와 충돌하며 물과 함께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물질인 아미노산 등의 유기분자를 지구에 전해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67P 혜성에서 아미노산이 발견될 경우 ‘생명 혜성 기원설’은 힘을 받게 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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