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중 FTA 체결…자유무역 지평을 넓히다

입력 2014-11-14 18:54
수정 2014-11-14 18:57

개방은 인류발전의 원동력이다. 인류의 역사는 개방의 역사다. 물론 개방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누구는 개방을 무역 영토를 확장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로 여기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개방에 종속의 색깔을 입힌다. 개방의 변곡점마다 찬반이 갈리는 이유다. 역사는 많은 것을 함의한다. 인류는 과거에서 현재를 배우고, 미래의 지혜를 찾는다.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개방에 힘입은 바가 크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지만 전자·전기 제품 개방은 삼성·LG 등 국내 기업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시켰다.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 완화로 한국영화가 고사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한국영화는 어느 때보다 전성시대다. 문화개방 역시 ‘문화 속국’ 우려가 컸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오히려 한류(韓流) 바람이 거세다. 소비자들은 개방으로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선택권이 넓어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0일 타결됐다.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2년6개월 만이다. 인구 13억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시장(5000조원으로 추정)의 빗장이 열린 셈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칠레 페루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과 FTA를 모두 체결한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중국과 FTA 체결로 한국 경제영토는 전 세계의 73%(GDP·국내총생산 기준)로 넓어졌다. 한국과 FTA를 맺은 51개국 GDP는 전 세계의 73.2%를 차지한다. FTA는 관세를 철폐하거나 크게 낮춰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수천년 역사에서 양국은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현대사에서 중국은 ‘이웃’으로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진정한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과제다. 수교 22년 만에 양국이 FTA를 체결한 것은 한·중 관계가 국제적 동맹을 넘어 ‘경제적 동맹’으로 한 차원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자유무역의 지평이 그만큼 넓어졌음을 시사한다.

개방에는 그림자도 따른다. 한·중 FTA로 입지가 더 좁아질 분야도 있다. FTA는 호혜가 원칙이다. 하지만 자칫 준비가 소홀하면 강대국과의 교역에선 언제든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기업들은 중국과의 FTA를 기술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중 FTA는 좀 멀리보면 남북 평화통일의 디딤돌이다. 하나 둘씩 착실히 디딤돌을 쌓아야 통일비용도 그만큼 적어진다. 4, 5면에서 한·중 FTA 의미를 상세를 살펴보고 전반적인 우리나라 FTA 현황도 함께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일러스트=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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