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순한 소주 '좋은데이'로 유명한 무학이 애물단지 철강사업 부문을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철강사업의 전문성과 자생력을 키워보겠다는 의도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은 철강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스틸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무학스틸을 설립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분할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회사 측은 이번 분할 결정에 대해 "철강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높여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경남지역 소주 제조업체 무학은 2005년 철강업체 유케이스틸을 인수해 무학스틸로 개명했다. 이후 무학스틸은 현재 무학의 스틸사업부로 흡수합병됐다. 스틸사업부는 전기 모터와 전자철심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학의 철강 사업 진출은 당시 미래산업으로서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스틸사업부 실적은 인수 후 2년동안 반짝 호조를 보이다가 지금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무학 전체 매출에서 전기강판 등 철강제품의 비중은 7%에 그치며, 나머지 93%는 주류 제품에서 발생한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0% 수준이다.
지난 2분기 무학의 실적 부진도 스틸사업부의 매출 감소 탓이 컸다. 2분기 무학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51억원, 매출은 2.4% 줄어든 613억원이었다.
소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했음에도 스틸사업부 매출은 33.2% 감소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
이처럼 스틸사업부가 장기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있자 무학은 흡수합병했던 회사를 다시 떼어놓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주력 사업인 소주 제조와도 사업 성격이 달라 따로 분할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무학 관계자는 "철강 업황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그동안 투자한 게 있는 만큼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향후 철강 사업 정리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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