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 선언한 병원장들 "낮은 의료수가로 도산 위기"

입력 2014-11-12 21:06
경영난에 稅감면 축소 '설상가상'


[ 이준혁 기자 ]
전국에서 모인 500여명의 병원장이 ‘낮은 의료수가’와 ‘지방세 감면 축소’로 인해 병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상시국’을 선언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병원장회의’에서 병원장들은 지금의 의료수가 제도가 공급자(병원)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짜여져 있다고 호소했다.

병원장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와 주차장 수입, 장례식장 운영 수익 등으로 낮은 의료수가 손실을 보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도산하는 병원이 속출하는 것은 물론 의료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박상근 병원협회장은 이날 전국병원장회의 개회사에서 “오늘처럼 참담한 날이 없었다”며 “경영난으로 병원 폐업률이 연 8%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의료수가를 보장받지 못하면 그나마 남아 있는 빈 껍데기마저 무너져내릴 것”이라며 “병원들이 저수가와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축소 등 규제에 묶여 줄줄이 도산하면 환자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하고 적정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협은 이날 ‘보건의료 백년대계를 위한 전국 병원인의 요구’라는 제목의 결의에서 △환자 진료만으로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수가 정상화 △각종 보건의료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 △모든 정책을 의료전문가 단체와 충분히 협의한 뒤 사회적 합의를 거쳐 진행 △정부 주요정책의 사후평가 도입 등을 요구했다.

병원장들은 또 “병원들이 지난해 955억원의 지방세를 감면받았는데 이번 지방세법 개정으로 내년부터는 (세 감면 혜택이) 790억원가량 줄어들게 됐다”며 “세 부담 증가로 병원 경영난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정부의 낮은 의료수가 정책과 지방세 감면 축소로 병원들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왔다”며 “경영난에 허덕이는 병원들이 세금 폭탄을 맞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병협에 따르면 전국 13개 국립대병원 적자 규모는 2009년 315억원, 2010년 243억원, 2011년 347억원, 2012년 494억원, 2013년 1273억원으로 매년 커지고 있다. 사립대병원(51개)도 지난해 4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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