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루이비통의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 한국 진출 안하는 걸까…못하는 걸까

입력 2014-11-10 07:00
김선주 기자의
럭셔리 인사이드


[ 김선주 기자 ] 요즘 화장품 업계에선 편집매장이 이슈입니다. 벨포트와 라페르바가 최근 잇따라 문을 열었습니다. 두 곳 모두 ‘한국의 세포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샤넬·에스티로더·랑콤·디올·베네피트·겔랑 등 고급 화장품·향수 브랜드를 총망라해 ‘화장품 천국’으로 불리는 세포라 말입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편집매장인 세포라는 연매출이 4조원대에 이릅니다. LVMH의 지난해 매출 중 세포라 등 유통망 부문 매출은 29%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런 세포라가 한국에는 없습니다. 세포라가 유독 한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세포라가 잘나가는 유럽·미주지역과 달라도 너무 다른 곳이기 때문입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1억7803만달러(약 1900억여원) 규모 해외 화장품의 비중은 △기초화장품 42.8% △색조화장품 14% △향수 8.9% 등의 순이었습니다. CJ올리브영 전체 매출의 55%도 스킨, 로션, 크림 등 기초화장품에서 나옵니다.

반면 126억유로(약 16조9018억원) 규모의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 기초화장품 비중은 24%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기초화장품 ‘빅4’ 이브로쉐·니베아·라로슈포제·아벤느의 주요 판매처는 약국입니다. 이 때문에 세포라 매장의 절반은 향수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절반을 반으로 갈라 색조·기초화장품을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세포라가 한국에 진출하려면 수백 수천개에 달하는 입점 브랜드의 제품 구성을 기초화장품 위주로 싹 바꿔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포라에 입점한 ‘메가 브랜드’들이 국내에서는 백화점·면세점 위주로 판매된다는 점도 차이입니다. 일종의 파트너인 로레알그룹(랑콤·조르지오아르마니뷰티 등), 에스티로더그룹(에스티로더, 바비브라운 등) 등 거대 화장품 기업과 사전 조율 없이 진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은 토종 화장품 브랜드가 강세라 해외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점도 세포라를 머뭇거리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세포라는 지난 3월 온라인몰에서 1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배송비 1만5000원만 내면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한국 직배송’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해외 직구족에게 간접적인 러브콜을 보낸 세포라가 조만간 국내에 상륙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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