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8.6㎝, 세로 5.4㎝ 사각형 위의 '디자인 실험', 더 스마트해진 신용카드 … 원목소재 카드도 등장

입력 2014-11-05 07:00
카드 트렌드&상품


[ 이지훈 기자 ] 신용카드가 획일적인 플라스틱 플레이트에서 벗어나 첨단소재로 무장하고 있다. 가로 8.6㎝, 세로 5.4㎝ 사각형 플레이트 위에서 다양한 디자인 실험이 이뤄지는가 하면, 카드 포인트를 조회하거나 카드 도난을 막을 수 있는 잠금기능을 탑재한 카드도 나오고 있다. 에코포인트를 지급해 친환경 생활을 장려하는 상품도 인기다.

○신한카드 ‘23.5°’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23.5°와 체크카드 에스라인(S-Line)은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가로·세로 모두 카드 이름을 표기해 지갑 형태 구분 없이 카드를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카드 긁는 방향도 카드 디자인에 녹여냈다. 카드 뒷면에 있던 CVC(세 자릿수 인증번호)를 앞면에 표기하고, 카드번호 16자리를 1줄로 나열하는 대신 4자리씩 4줄로 배열해 알아보기 쉽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디자인 개발을 위해 네덜란드 및 국내 디자인 전문 컨설팅사와 협력했다.

○비씨카드 ‘그린카드’


정부와 제조 유통사, 카드사가 함께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익상품. 탄소 감축이 세계적인 이슈였던 2011년 출시됐다. 출시 3년2개월 만에 발급 908만장을 돌파해 ‘공익상품은 필패한다’는 통설을 깼다. 유엔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Rio+20)에서 ‘글로벌 성공사례’로 전 세계에 소개됐다. 공공성과 대중성을 조화시킨 상품이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상생활에서 친환경 활동을 할 경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에코머니가 적립된다. 이용자는 친환경상품 구매, 친환경 기부 등에 재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손쉽게 녹색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에코머니 포인트는 국내 전 가맹점 이용액의 최대 0.8%를 적립해준다.

○현대카드 ‘프리미엄 카드’


현대카드는 블랙, 퍼플, 레드카드 등 프리미엄 카드의 플레이트를 ‘코팔(Coppal)’로 만들었다. 코팔은 구리합금 신소재로 강도가 높고 가공이 쉬운 게 특징이다. 코팔 플레이트는 40회가 넘는 정교한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완성된 플레이트는 0.82㎜의 두께로 견고함을 갖췄으며 재료에 인위적인 마감을 최소화했다. 구리가 기원전 6세께 리디아(현재의 터키)에서 처음 등장한 동전의 주원료라는 점에 착안해 카드 플레이트에 화폐 소재의 기원을 담았다. 또 코팔카드 전용 ‘다크 그레이 IC칩(Dark Gray IC칩)’을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블랙카드와 퍼플카드의 신규 회원은 무료로, 퍼플카드 재발급 회원과 레드카드 신규 및 재발급 회원은 8만원의 발급 수수료를 내면 코팔 플레이트를 발급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 ‘훈민정음 카드’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한글체계 카드인 훈민정음 카드에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반영했다. 이른바 컬러마케팅이다. 오방색 중 흰색을 제외하고 노랑 파랑 빨강 검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4장의 카드마다 지닌 특징과 결합한 것이다. ‘훈카드’는 인간의 지혜를 뜻하는 흑색, ‘민카드’는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황색, ‘정카드’는 정열과 창조의 적색, ‘음카드’는 생명과 성장을 의미하는 청색을 플레이트 색상으로 선정했다. 각 색깔에 맞게 특화된 혜택도 다르다. 예를 들어 훈카드는 인간의 지혜를 의미하는 흑색을 이용하고, 혜택은 자녀 교육이나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위해 학원 할인 혜택을 포함했다. 풍요를 나타내는 황색의 민카드는 대형마트 할인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업종에 한해 할인 혜택을 담았다. 이 밖에 창조적인 적색의 정카드는 쇼핑 관련 혜택에, 생명과 성장을 의미하는 청색의 음카드는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커피, 영화, 여행 업종 관련 혜택에 중점을 뒀다.

○외환카드 ‘OTP 기능 탑재 신용카드’

외환카드는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으로 신용카드에 OTP(One Time Password) 기능을 결합한 차세대 신용·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CGD(Chip Guard Display)카드로 불리는 차세대 카드에는 키패드,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이 내장돼 있다. 이를 통해 임시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OTP기능 뿐만 아니라 포인트 잔액부터 잔여한도 등을 조회할 수 있다. CGD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카드 스스로 ‘잠금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단말기에 카드를 삽입하는 IC결제 전 카드 키패드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결제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결제를 위해선 신용카드 비밀번호 외에도 IC칩을 활성화하는 비밀번호도 알아야 한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자체 키패드를 통해 비밀번호를 해제한 뒤 15초 이내 결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IC칩이 비활성화돼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해도 타인이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 ‘NFC 터칭로그인 시스템’

우리카드는 국내 최초로 ‘NFC 터칭로그인’ 서비스를 ‘가나다카드’에 탑재해 출시했다. NFC는 접촉하지 않고도 데이터(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는 NFC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가나다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우리카드 스마트앱이 설치된다. 아울러 카드 터치만으로 로그인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고객은 번거로운 절차 없이 카드결제정보부터 포인트 등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롯데·삼성카드 ‘셀프 디자인 카드’

롯데카드는 카드 이미지를 카드 회원이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롯데 스타일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올려 카드 플레이트에 입힐 수 있고, 롯데카드가 제공하는 100여개 이미지 중 선택할 수도 있다.

삼성카드도 카드를 신청한 회원 본인이 직접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하거나 편집해 개성 있는 신용카드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한 ‘셀디카드’를 내놓았다. 회원들은 결혼식 스튜디오 사진이나 아기 사진 등 뜻깊은 사진으로 카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삼성 숫자카드 2, 3, 4와 카앤모아카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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