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포퓰리즘 덫 걸렸고 중국도 경제충격 가시권에
유가 하락 등 러시아도 흔들, 인도만 겨우 버티는 상황
경제성장세 확실히 굳히지 못하면 한국도 충격권 진입
미국 단극시대 가능성, 달러 강세가 재앙 불러올 수도
21세기 들어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신흥시장 경제가 기로에 섰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로 대표되는 이들 국가의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면서 브릭스발 금융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퍼져가고 있다. 특히 포퓰리즘 덫에 걸린 브라질의 추락이 심상찮다.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권력교체가 이뤄지면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던 국제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다. 금융시장은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하락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은 크게 치솟는 등 요동치고 있다. 헤알화 가치는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브라질의 추락은 대중민주주의가 경제를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호세프는 지지기반인 서민과 빈민층을 위한 퍼주기식 복지에 치중해왔다. 1400만 빈곤가구에 현금보조금을 지급했고, 공공주택 278만채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유류보조금 지급, 전기요금 상한제,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을 쏟아냈다.
호세프가 취임한 2011년부터 경제성장률은 1~2%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은 6.75%로 상승했고 증시도 25% 정도 떨어졌다. 국가신용등급은 간신히 투자등급(BBB-)에 머물고 있다. 성장보다 복지에 치중하면서 재집권에는 성공했지만 나라경제는 거덜난 것이다. IMF는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고도성장이 끝나는 징후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7.3%에 그쳐 2009년 1분기(6.6%) 후 가장 낮다. IMF는 최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7.38%로 하향조정하면서 2016년부터는 6%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가채무는 급증세다. 2008년까지만 해도 3785억달러였던 국가부채는 매년 1000억달러 이상 증가해 2012년엔 7540억달러를 기록했다.중국발 경제충격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러시아도 바닥이 없다. 경제성장률은 2012년 3.44% 이후 지난해엔 1.32%로 떨어졌고 올해는 0.24%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2016년 가서야 1.5%대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릭스 가운데 그나마 인도가 선전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5.02%, 2015년에는 6.35%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브릭스 국가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8%다.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8.6% 늘었지만 올 들어서는 9월까지 이미 -3.7%로 꺾였다. 브라질과 인도 수출은 지난해 각각 -5.8%, -4.6%를 기록했다. 국제시장에는 개도국발 경제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뭔가 ‘큰 놈이 오고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우리 스스로 단단한 성장세를 이뤄내지 못하면 이 충격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한번 충격에 말려들면 국부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만이 선전하는 상황에서 세계경제가 일제히 디플레 침체에 빠진다는 분석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에는 다중 충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충격에 대한 준비는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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