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정치부 기자) 한국 부임길에 오른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41)가 사라졌다. 리퍼트 대사는 임신 6개월째인 부인과 함께 28일 워싱턴을 출발해 댈러스를 경유하는 아메리칸항공을 이용해 29일 오후 3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한국에 입국하지 못했다.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대사관과 외교부는 발칵 뒤집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경유 항공편에 차질이 생겨 리퍼트 대사가 댈러스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항공기를 이용하기 위해 로스엔젤레스(LA)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후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이다 에몬스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은 “대사가 현재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으로 오는 중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리퍼트 대사가 왜 워싱턴에서 한국으로 오는 직항편을 이용하지 않았는지, 댈러스에서 다음 시간대의 비행기를 타지 않고 굳이 LA로 이동했는지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사관은 공무원들이 자국 국적기를 이용해야하는 미국의 내부 규정에 따라 지정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지정 항공사는 델타 항공으로 코드쉐어(공동운항)이 가능한 대한항공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항공사에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에 따라 최근 아메리칸항공으로 바뀌면서 직항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리퍼트 대사가 LA까지 이동하면서 항공사를 변경한 것에 대해서는 테러 위험, 임신한 부인의 과로 등 여러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아메리카항공에서 리퍼트 대사가 데려오는 애완견의 탑승을 거부해 다른 항공사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는 설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결국 LA→인천 행 한국국적 항공편으로 30일 오후 5시쯤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프닝으로 30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임명장 제정식도 미뤄졌다.
역대 최연소 주한미국대사인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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