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하루 700만건 빅데이터 '착착'…범죄예방·교통난 해결 '척척'

입력 2014-10-24 20:46
수정 2014-10-25 04:19
현장 리포트 - '스마트 시티'로 거듭나는 美 시카고

도시 전체에 센서·CCTV 설치…자전거 공유 프로그램 '디비'
'IoT' 접목한 기상정보 시스템 운영…시카고 시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 김보영 기자 ]
지난 15일 오후 미국 시카고 강변의 한 교차로 앞 자전거 보관대. 십여 대의 하늘색 자전거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일반 자전거보다 내구성이 좋은 이 하늘색 자전거는 시카고시 교통과(CDOT)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공유 시스템 ‘디비(DIVY)’ 소속. 교통 체증을 줄이고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가까운 역과 함께 자전거 보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디비 자전거는 시카고시가 최근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스마트 도시’ 청사진의 일부다. 270만 인구가 사는 미국 3위 대도시인 시카고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시티’로 거듭나고 있다.

○범죄부터 대기오염 데이터까지 수집

디비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자전거는 시 전역에 3000대가 있다. 보관소는 300곳이다. 1년에 75달러(약 8만원), 하루에 7달러(약 7000원)만 내면 자전거를 자유롭게 빌려 쓸 수 있다. 디비 운영자는 이용 현황 데이터를 읽어 수요가 많은 곳에는 자전거 대수를 늘린다.

시 당국은 시카고대와 함께 주요 지역 500여곳에 음향 센서와 저해상도 적외선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설치해 온도 및 습도는 물론 조도와 소음부터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 대기중 오염물질까지 측정하는 ‘AoT(The Array of Things)’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시카고시는 지난 3년간 설치해 온 이 센서를 통해 시민의 ‘건강 지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교통 현황과 수질오염, 범죄 발생 데이터, 311 민원전화 데이터도 시에서 운영하는 오픈 데이터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유한다.

시카고시가 하루에 모으는 각종 데이터는 700만건에 달한다. 브레나 버먼 시카고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직접 나서서 의사 결정 방식을 모두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고 있다”며 “오픈 데이터 프로젝트에 5만달러(약 5300만원)밖에 쓰지 않는 등 스마트 시티 각 분야에는 예산이 크게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공 분야는 IoT 빛날 수 있는 영역”

14~16일 시카고에서 열린 ‘IoT 월드 포럼 2014’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선 윔 엘프링크 시스코 부회장은 “시카고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시민 편의성을 높인 스마트 시티의 대표적 사례”라며 “IoT 월드포럼을 시카고에서 연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왜 IoT인가’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IoT를 활용하는가’로 관심이 옮겨갔다”며 “공공 영역은 IoT가 빠르게 빛을 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시스코는 IoT 시장에 19조달러(약 2경원)의 기회가 있다고 전망한다. 그중 공공 영역은 4조6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인천 송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IoT를 활용한 스마트 시티가 구축 단계에 있거나 시범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 연말까지 25개 전 자치구의 공공데이터를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톰 솅크 시카고시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데이터가 축적되고 폭증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스케일을 키워야 하는 어려움 등이 있지만 여러 IT 전문가와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중”이라며 “뉴욕 등 스마트 시티를 추진 중인 다른 도시와 교류하며 노하우를 배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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