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 사람 속을 모를 때 우리는 사람의 꼴에 집착한다. 얼굴 꼴인 관상(觀相), 손의 꼴인 수상(手相) 등을 사람 판단의 가치 척도로 둔갑시킨다. 열 길 물 속을 모를 때도 우리는 사물의 꼴에 집착한다. 집의 꼴인 가상(家相), 땅의 꼴인 지상(地相) 등이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미래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불안함을 형태를 통해 예측하는 것이다. 그 노력의 산물이 꼴값이다.
꼴값의 중심에는 기(氣)가 있다. 19세기 진보적 사상가였던 혜강 최한기(崔漢綺)는 ‘인정(人政)’에서 “사람을 쓰는 것은 쓰임이 되는 자의 형체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의 기(氣)를 쓰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대체로 사람의 신기(神氣)는 다른 사람과의 교접(交接)을 통해 스며든다. 두 사람의 신기가 철저히 스며들어 감응되면 그 힘이 두 배가 돼 하고자 하는 일을 쉽게 이룰 수 있다. 반면 천박하고 혼탁한 상대의 기운과 교접(交接)하면 되는 일이 없고 아프다. 모 그룹 회장이 신입사원 선발 때 관상가를 대동한 이유다.
이런 현상은 주거 공간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주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땅과 건축물이다. 땅은 지기(地氣)라는 생명력으로, 건축물은 형태와 공간 방향성으로 기운을 뿜어낸다. 거주자와 약 또는 독이 될 수 있는 교접이 일어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 가정의 집 구조에는 통계적인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땅의 기운이 강해서 부부 중 한 명이 아픈 경우가 많다. 땅 기운의 세기 유무는 개인별로 편차도 심하다. 자연히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둘째는 안방과 대문의 방향에 문제가 있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면 안방은 남쪽인데 현관은 북동쪽인 경우다. 남쪽은 기운이 창렬하게 피어오르는 청년의 기운이다. 북동쪽의 기운은 찬기운이 섞여 귀신이 다닌다는 방위다. 하나는 생(生)하여 어리고, 하나는 성(成)하여 나이가 많다. 이 두 기운이 섞이면 충돌하고 혼탁해진다. 나쁜 기운의 교접이다.
셋째는 건축물의 외부 형태에서 북서쪽이나 남서쪽이 움푹 들어간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남편이나 아내가 기운을 못 피는 사례가 허다하다. 즉 한쪽의 목소리가 일방적으로 커진다. 이럴 땐 예쁜 조명등을 설치해 기운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 다만 형태의 알아차림을 통한 꼴값의 가치는 거의 어긋남이 없으나 오판할 수도 있다. 관찰하고 또 관찰할 일이다.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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