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고 강한' 마그네슘 강판 무장…포스코, 글로벌 완성車 파고든다

입력 2014-10-19 21:54
수정 2014-10-20 04:05
현장 리포트

르노 콘셉트카에 첫 적용…내년부터 양산 체제 돌입
초고장력 강판 판매도 늘어…15개 완성車 업체에 공급


[ 최진석 기자 ]
“프랑스 파리모터쇼 이후 완성차 업체의 문의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17일 전남 순천에 있는 포스코 마그네슘 판재 생산공장에서 만난 권오덕 비철금속기술개발그룹 리더는 “이달 초 열린 ‘2014 파리모터쇼’에서 가장 눈길을 끈 르노의 콘셉트카 ‘이오랩(EOLAB·사진)’에 포스코가 개발한 마그네슘 외판재가 들어갔다”며 “이를 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문의가 밀려들어 앞으로 일감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마그네슘 외판재가 자동차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의 자동차 경량 소재 연구가 결실을 맺으면서 차별화된 판재 양산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공급 과잉에 따른 판매 단가 인하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과 배출가스 규제에 따른 차체 경량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의 마그네슘 차량용 판재 공장은 내년부터 본격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기존 강판을 첨단 공법을 통해 ‘더 가볍고 더 강한’ 초고장력 강판으로 바꾸는 가공 공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날 오전 찾아간 부지 6만6000㎡ 규모의 순천 마그네슘 판재 생산공장에선 뜨겁게 달궈진 마그네슘 용액을 ‘스트립 캐스터’라는 설비에 부어 두께 6㎜의 코일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 코일은 바로 옆 가공 라인에서 더 얇고 매끈한 소재로 바뀌었다. 권 그룹 리더는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강성은 더 강한 게 강점”이라며 “가공 기술이 까다롭고 원가가 높은 단점을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로 해소한다면 미래 자동차 경량 소재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오랩의 자동차 루프 무게는 4.5㎏로 기존 강철 소재(10㎏)의 절반도 안 됐다. 이 공장의 박종식 기술과장은 자동차 후드 아랫부분에 들어가는 ‘후드내판(1.4㎏)’을 한 손가락으로 들어보이기도 했다. 박 과장은 “마그네슘 판재는 철강재보다 60%, 알루미늄보다 20% 무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고온에서 성형해야 하는 한계를 소재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스코는 2009년 마그네슘 소재 개발에 나선 지 6년 만인 내년 초 마그네슘 판재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르노 외에 유럽의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손잡고 내년 초 출시되는 양산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권 그룹 리더는 “차체 경량화는 점차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제와 맞물려 있어 자동차 업계의 핵심 화두”라며 “앞으로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도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순천 마그네슘 판재 생산공장에서 차로 20분가량 달려 도착한 광양제철소 자동차용 강판 가공 공장도 설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강판 소재들은 고온으로 가열한 강판을 급속 냉각시키는 HPF(핫프레스포밍)와 튜브 형태의 강판 안으로 물과 같은 액체를 강하게 밀어 넣어 형상을 만드는 HF(하이드로포밍) 등의 공정을 거치면서 ‘초고장력 강판’으로 바뀌었다.

이 제품들은 한국GM, 르노삼성을 포함한 전 세계 15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된다. 김태규 공장장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올해부터 ‘스몰오버랩 테스트(차량 전측방 충돌테스트)’를 추가하는 등 탑승객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소재 가격이 높은데도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연간 판매량은 2012년 3504만t에서 지난해 3392만t으로 줄었다. 하지만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은 2012년 735만t, 2013년 765만t으로 늘었다.

■ HPF

Hot Pres Forming. 고온(900도 이상)으로 가열한 강판을 프레스에서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시켜 일반 강판보다 2~3배 강한 초고강도 자동차 강판을 만드는 공법.

광양·순천=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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