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0만명 보는 '삼성 수능' SSAT 출제위원은 1~2년차 삼성맨 30명

입력 2014-10-19 20:51
수정 2014-10-20 03:41
출제 제1 원칙은

기출문제·인적성 관련 책 320종 분석
한번도 나온 적 없는 문제 유형 만들기


[ 공태윤 기자 ]
삼성그룹이 지난 18일 그룹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대졸 공채 직무적성검사(SSAT) 합격자를 발표했다. SSAT에 합격한 응시생은 계열사별로 추가 면접을 본다. 합격자는 최종 선발 인원의 2~3배수 정도다. 면접 등 절차를 거친 뒤 최종 합격자는 오는 11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전국 5개 도시와 미국, 캐나다에서 시행한 하반기 SSAT에는 10만명에 가까운 입사 지원자가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격시험인 만큼 SSAT 점수는 최종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입사 후 인사고과와 연관지어 관리된다.

SSAT는 1993년 11월부터 2년여간 연구개발한 끝에 1995년 열린채용 첫해부터 적용됐다. 개발 초기 이건희 삼성 회장은 “학연 지연 등 스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세계 최고 수준의 채용도구를 만들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매년 상·하반기 대졸공채(3급)와 전문대졸(4급), 고졸(5급), 그리고 장교채용 등 4~5회 SSAT를 치른다. SSAT 시험 문제 출제위원들은 모두 삼성맨이다.

계열사별로 출제위원 추천을 받아 한 달 전부터 합숙하면서 문제를 낸다. 대부분 1~2년차 입사자로 SSAT 만점 또는 1% 이내 고득점자다. 선발자는 삼성전자가 4~5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에서 2명 안팎, 다른 계열사에서 1명씩 30명가량 뽑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갓 취업한 이들이 신세대 트렌드를 잘 알고 있는 데다 삼성 조직문화를 경험했기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방법도 잘 알 것으로 판단해서다.

SSAT 출제 원칙은 ‘사교육이 통하지 않도록 매번 새로운 문제 유형을 개발하는 것’이다. 출제 영역과 문항 수를 계속 바꾸는 이유다. 2012년 6개 영역 175문항이던 SSAT는 2013년엔 4개 영역 185문항, 올해는 5개 영역 160문항이 출제됐다.

출제위원들은 기출문제와 시중에 나온 320종의 인적성 문제집을 분석한다. 전공 분야별 자료와 언론에 보도된 시사 뉴스 등도 참고한다. 출제위원으로 참석했던 A씨는 “참고자료 책만 트럭 몇 대 분이 온다”며 “책은 필요하면 원 없이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경제·경영분야 상식은 삼성경제연구소 박사급 5명이 감수와 문제 출제를 도와준다.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내면 난이도를 조절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 이송은 수능 뺨치는 ‘철통보안’ 속에서 이뤄진다. 최종 문제는 SSAT 당일 새벽 경기에서 출발해 에스원 직원들의 감시 아래 전국 각지 고사장으로 운송된다. SSAT가 끝나는 시간인 오전 11시45분 이후에 다시 삼성 인재원으로 시험지와 OMR카드가 도착하면 ‘SSAT 작전’은 비로소 끝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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