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인하] 디플레 공포가 韓銀 움직였다…믿었던 수출마저 유럽쇼크에 '휘청'

입력 2014-10-15 21:14
두 달 만에 기준금리 再인하 왜?
살아날 줄 알았던 소비·투자 계속 추락
재정확대·금리인하 '쌍끌이'로 경기부양


[ 김홍열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내린 것은 당초 예상보다 경기회복력이 크게 미약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8%에서 3.5%로 대폭 낮추면서 경기회복이 부진하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민간 연구소들이 “충격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낙폭이 컸다.

저물가 저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소비와 투자 부진의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가 통화당국에도 엄습한 것으로 보인다.

◆“석 달 전 경기예측 틀렸다”

한은의 경기 인식이 급선회한 것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말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석 달 전에 예상했던 것에 비해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하방 위험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 증가세를 이어가던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8월 전년 동기에 비해 9.8% 급감했다. 전체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중 광공업생산은 3.8%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소매판매액은 2.7% 늘어났지만 추석이 예년보다 이른 9월 초순으로 앞당겨지면서 소비가 8월로 옮겨간 영향이 컸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3분기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는 데다 지난 4월 이후 악화된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2개월간 1%대를 유지하는 저물가 양상을 이어갔다. 9월 물가상승률은 1.1%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5~3.5%에 크게 못 미쳤다. 한은은 이번에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1.9%에서 1.4%로 크게 내렸다.

◆“믿었던 수출마저 흔들려”

내수보다 상대적으로 좋아보이던 수출전선도 녹록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 특히 “유럽 경기가 부진하다”고 명시했다. 지난달 “유럽의 경기회복세가 주춤하다”고 했던 판단을 바꿨다. 유럽 국가들의 경기부진은 한국 기업들의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 국장은 “내수에 비해 수출부문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크게 둔화해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내수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분기만 남은 상태에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내린 것은 엄청나게 큰 폭의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재정-통화정책으로 쌍끌이

그럼에도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9% 소폭 하향 조정한 것은 내년까지 총 41조원을 쏟아붓기로 한 정부의 재정 확대와 이번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재정 확대로 내년 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한 이 총재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금리 인하가 소비, 생산과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 경제가 그런 상태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두 차례의) 금리인하 효과는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에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유럽 경기침체 등 또 다른 악재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로 기업투자가 얼마나 살아날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민간경제연구소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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