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 최저금리…경기부양책 이제 다 썼다는 것인가

입력 2014-10-15 21:01
수정 2014-10-17 03:17
기업이 뛰고 기업가 정신이 되살아나는 것은 언제쯤인가


한국은행이 두 달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연 2%로 인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 당시와 같은 사상 최저금리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8%에서 3.5%로 낮춰잡았다. 내수부진 속에 경기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새 경제팀 출범 후 반짝 강세였던 주가는 1920선으로 주저앉았고, 부동산은 전셋값만 들썩인다.

경기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면 당장 무엇이든 손을 써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한은에 노골적으로 정책공조를 요청하고, 한은이 효과를 반신반의하면서도 금리를 내리게 된 이유다. 하지만 금리 카드는 이제 소진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2% 수준인데 금리를 더 내리면 당장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경기부양책을 총동원하고도 경기가 안 살아나면 어떤 수단이 더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초저금리의 부작용도 신중하게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경제정책이 그렇듯이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게 마련이다. 금리를 장래 기대수익에 대한 현 시점에서의 할인율로 정의한다면 초저금리는 그 자체로 장래 경제성장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증언할 뿐이다. 그럼에도 금리를 더 내리길 바라는 함정에 빠져드는 것이다. 금리는 투자활동에는 비용이지만 금융소득자에게는 수익원이다. 차입자는 이자비용을 덜지만, 저축자의 소득은 더 줄어든다. 베이비부머 등 장년층의 노후계획은 더욱 막막해진다. 한쪽에선 환영하지만 다른 쪽에는 고통이 되는 것이다.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경제회생의 필요충분조건일 수 없다. 경기의 불쏘시개나 마중물 역할 이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선의 부양책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뛰고 기업가 정신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 내는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아야만 경제도 산다. 지금처럼 기업에 온갖 규제의 굴레를 씌우고, 삼류 정치가 호통치고, 이윤과 부를 죄악시하는 상황에선 아무리 돈을 풀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너무도 단순한 진리가 한국 사회에선 자주 외면당하고 있다.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