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 가격 깎아주고 할부로 '폭리' … 구매상담 받았더니!

입력 2014-10-14 14:31
독일차 업체들, 차값 할인 명목으로 자사 파이낸스 사용 유도
금융 자회사 '배 불려주기'식 강매 수준


[ 김정훈 / 김근희 기자 ]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서울 강남에 있는 폭스바겐 전시장을 찾았다. 요즘 인기 많은 3840만 원짜리 티구안을 장만하고 싶어 구매 상담을 받았다. "자사 금융회사(폭스바겐파이낸스서비스코리아) 할부를 이용하면 신차 가격의 7%(약 270만 원)는 미리 깎아준다"는 매장 딜러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하지만 할부금융 견적서를 받아본 김씨는 할부 이자(이자율 약 10%) 부담에 구매를 망설였다. 1000만 원을 선수금(현금)으로 내고 나머지 금액은 36개월 할부로 구매하는 조건을 봤더니 3년 간 이자로 지출되는 비용만 약 480만 원에 달했다. 차값 할인보다 이자가 많아 결국 신차 교체 시기를 뒤로 미뤘다.



◆ 수입차 금융 자회사 할부 이익 '두둑'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회사들이 자체 금융사의 할부금융과 연계한 상품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금융사는 연 10% 정도의 이자 수익을 올린다. 금융사로부터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딜러들은 차값 할인을 '미끼' 삼아 자사 파이낸스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13일 찾아간 서울 강북지역 아우디 전시장도 비슷한 영업을 했다. 아우디 영업사원은 "지금 A6는 6%만 할인되는데 아우디 할부금융을 이용하면 2%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할부 구매를 권했다.

수입차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자동차 할부금융·리스 등의 취급액 규모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60여개 여신전문금융사의 올 상반기 할부금융 신규 취급액은 6조27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2조635억 원, 자동차 리스는 19% 증가한 5695억 원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가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파격적인 금융상품 덕분에 급증하고 있다" 며 "상당 수 회사들이 자체 금융사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구조"라고 말했다.

◆ 할부·리스 덕에 수입차 판매 날개짓

올 들어 수입차 판매는 할부·리스 덕에 급증했다. 올 1~9월까지 수입차 신규 등록은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한 14만5844대로 집계됐다. 이중 법인 구매는 5만8661대로 전체 40%에 달한다. 법인 고객 비중이 높다는 것은 수입차 상당 수가 회사 명의로 리스한 차량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고급차 렉서스를 장만한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 강모 씨(43)는 사업자명의로 차를 등록했지만 개인 용도로 차를 몰고 다닌다. 회사 명의로 차를 리스해서 타는 덕분에 세금 부담도 덜었다. 매달 낸 리스 임차료는 비용으로 처리돼 공제를 받아서다.

개인 고객 비중 증가에도 할부금융 효과가 컸다. 초기 목돈이 없어도 차값의 일부만 매달 납부하고 만기 때 전액 납부하는 유예 할부 등으로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수입차 구매욕을 자극한 이 제도는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위 '카푸어'를 양산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파이낸스 등으로 카푸어가 양산되면 충성 고객은 생기지 않게 되고 결국 수입차 업체에 부메랑이 돼 악영향을 끼친다" 며 "카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선 최대한 현금을 많이 보유하거나 중고차 구매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 김근희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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