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대표이사직 내려놓기로
[ 박한신/김일규 기자 ]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들이 잇따라 ‘현직’을 버리고 회장직 도전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배수진을 치겠다는 의미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 후보 중 한 명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61)은 최근 은행 이사회에 KB금융 회장에 도전할 뜻을 밝히는 과정에서 씨티은행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하 행장이 KB금융 회장 후보로 참여하면서 현직을 내려놓겠다고 얘기했다”며 “다만 경영공백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사퇴를 공식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인 김기홍 팬아시아리컨설팅 대표(57·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도 최근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는 “KB금융 회장 후보로 선정된 상황에서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팬아시아리컨설팅은 제2의 재보험사 설립을 준비하는 회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보들이 회장에서 떨어지더라도 ‘돌아갈 곳’이 없어진 것”이라며 “배수진을 치고 회장직 도전에 전념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이사회는 하 행장의 사임 의사에 따라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모여 후임 행장 자격과 선출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씨티은행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경영 공백 최소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사회 일정을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내부에서는 이르면 1~2주 내 차기 행장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후임으로는 씨티은행에서 11년째 부행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박진회 기업금융그룹 부행장(57)과 최근 구조조정을 주도한 조엘 코른라이히 소비자비즈니스부문 부행장(48) 등이 거론된다.
박한신/김일규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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