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550억 들여 공장 건설
100년 기업 위해 불경기 투자
[ 김정은 기자 ]
“매출(지난해 1250억원)의 절반가량인 550억원을 투자해 강원 원주에 대규모 냄비·프라이팬 생산 공장과 통합 물류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네오플램의 박창수 대표(사진)는 12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전국 여덟 곳에 흩어져 있던 물류창고를 한데 모았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주에서 현지 인력 350여명을 신규 채용해 지역 사회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덧붙엿다.
1990년 설립된 네오플램은 생활용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유통업체였다. 당시 이름은 하이엘무역이었고, 바비큐 그릴 세계 1위인 독일 웨버와 아이스박스 최강자인 미국 이글루 제품 등을 들여와 팔았다. 하지만 유통사업만으로는 회사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06년 네오플램으로 사명을 바꾸고 주방용품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주력 제품은 항균 소재 마이크로밴으로 만든 ‘항균 도마’였다. 세라믹 코팅을 입힌 프라이팬도 히트를 쳤다.
제조업으로 전환할 때 회계사였던 박 대표는 학교 선배인 장태영 네오플램 고문의 권유로 회사에 합류했다. 박 대표는 “항균 도마와 세라믹 프라이팬 모두 세계 시장에서 1등 하는 제품”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을 포함해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 100억원이 채 안 됐던 매출은 지난해 1250억원으로 12배 이상 불어났다.
네오플램의 간판상품은 팬시용품같이 예쁜 주방용품이다. 박 대표는 “후발주자라서 디자인과 색상 등으로 차별화했다”며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시리즈와 연분홍 등 파스텔 색상을 입힌 세라믹 냄비와 프라이팬 등 과감한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가격은 중간 정도로 책정했다.
회사 매출의 60% 정도는 미국 주방용품브랜드 옥소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매년 30%가량 꾸준히 늘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2020년까지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소형 가전, 생활용품 등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주=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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