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 '삐라' 띄운지 2시간만에 총성
軍, 경고방송 이후 北 GP 향해 40여발 사격
南北 GP간 2차 총격전…軍 "우리측 피해 없다"
연천지역 '진돗개 하나' 발령…주민 긴급대피
[ 김대훈 기자 ]
북한군이 10일 경기 연천지역에서 우리 민간단체가 날린 전단(삐라)을 향해 비행기 공격용 고사기관총을 발사해 일부 탄두가 민통선 이남으로 떨어졌다. 이에 우리 군도 K-6 기관총으로 대응사격을 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대북단체가 전단을 띄운 지 약 2시간 뒤인 오후 3시55분께부터 북한 지역에서 발사한 10여발의 총성을 인근 주둔부대가 간헐적으로 청취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색에 들어간 군은 4시50분께 민통선 일대 아군부대 주둔지와 중면 삼곶리에 있는 면사무소 주변에서 북한군이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 여러 발을 발견했다.
군은 총격 방향과 포탄 종류 등으로 미뤄 북한군이 14.5㎜ 소구경 고사총인 ZPU-2(사진)를 대북전단이 달린 풍선을 향해 조준 사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ZPU-2는 옛소련에서 개발된 ZPU를 개량한 북한군 대공무기로 최대 사거리는 8000m다.
이후 군은 오후 5시30분부터 북한 측에 경고방송을 했고 10여분 뒤인 5시40분부터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군 전방초소(GP) 일대에 K-6 기관총으로 40여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매뉴얼상 1차 적이 쐈던 고사총탄의 원점을 정확히 식별할 수 없었고 원점이 식별되지 않았을 땐 인근 지역의 적 GP로 사격을 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군 GP는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끝난 직후인 5시50분부터 우리 군 GP 방향으로 수발의 총탄을 쐈다. 총성과 총탄이 날아오는 상황을 육안으로 관측해 지향사격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참은 전했다.
우리 측 GP도 곧바로 개인화기로 곧바로 대응사격을 했다. 군은 6시부터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하지만 2차 사격 뒤로는 소강상태에 들어갔고,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고 합참 측은 밝혔다. 인근 주민들은 긴급 대피했다.
군에 따르면 이에 앞서 오후 2시 대북단체인 기독북한인연합회는 정부의 대북전단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총탄이 발견된 삼곶리와 서북 쪽으로 붙어있는 합수리 일대에서 전단 수십만장이 매달린 풍선 50여개를 북한으로 띄웠다.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도 이날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날려보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