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유럽發 공포에 1940선 턱걸이…外人 이달만 1조3000억 '팔자'

입력 2014-10-10 15:28
수정 2014-10-10 15:33
[ 박희진 기자 ] 유럽발(發) 경기둔화 공포가 증시에 엄습하면서 10일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930선마저 붕괴될 위험에 빠졌지만, 장막판 기관이 집중 매수하면서 1940선 위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4.33포인트(1.24%) 떨어진 1940.92에 장을 마감했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빠져나갔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 엿새 동안 1조3000억원 이상 '셀 코리아(sell korea)'를 외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피가 2000선을 지지해온 것은 국내 내부적인 호재 때문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증시가 순항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경기에 대한 우려에 하락하면서 지지 요인도 없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며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 모두 2% 안팎으로 떨어졌다.

개장 직후부터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매물 공세에 얼마 안가 1950선을 이탈했다. 이후 꾸준히 낙폭을 키운 코스피지수는 오전을 못 넘기고 1940선마저 내줬다. 오후 들어선 기관이 매수 규모를 키우면서 낙폭을 줄여나갔고, 장 막판 194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장중 1940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8일 이후 5개월여만이다.

외국인의 대거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6거래일째 순매도로 1832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916억원 818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에 맞섰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 금통위에서 한국 금리정책이 확인되면 외국인 매도세와 증시 조정 압력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도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쓰면서 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신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선 1766억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차익거래가 13억원 매도, 비차익거래가 178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보험과 운수장비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였다. 의료정밀 기계 증권 전기전자 등이 큰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약세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5000원(2.21%) 떨어진 11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110만원 밑으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NAVER와 SK하아닉스도 4% 5% 떨어졌다.

한국전력 부지 낙찰 이후 약세를 이어온 현대차는 장중 17만4000원까지 뒷걸음질치며 연중 최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STX는 감자(자본감소) 결정에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반면 KR모터스는 첫 신모델 출시 소식에 4%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약세를 이어가며 560선 밑에서 하락 마감했다. 두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보다 10.79포인트(1.90%) 떨어진 555.9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56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420억원, 1723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은 567억원 매수 우위였다.

카카오와 합병 법인을 출범한 다음이 검찰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으로 인해 7% 넘게 떨어졌다. 파라다이스와 CJ 오쇼핑 CJ E&M SK브로드밴드 등 시총 상위주도 대부분 내림세다.

반면 코스온은 중국 진출 기대감에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0원 내린 10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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