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중저가폰 파죽지세…삼성 '갤럭시노트4'로 반격

입력 2014-10-10 07:04
경제 대도약 이끌 한국 대표기업 - 스마트폰

저렴한 가격·발빠른 SW개선 앞세운 샤오미
中 시장서 삼성 제치고 점유율 1위
'잡스 철학' 버린 애플, 화면 키운 아이폰6 출시


[ 안재석 기자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진원은 중국이다. 중국제 스마트폰은 이제 ‘짝퉁폰’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졌다. 화웨이 샤오미(小米·좁쌀이라는 뜻) 등 중국산 중저가폰이 약진하면서 삼성과 애플로 양분됐던 시장 구도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수세에 몰린 삼성과 애플도 반격에 나섰다.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 등 신제품을 쏟아내며 잃어버린 시장 회복을 노리고 있다.

○파죽지세 IT차이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 2분기 14%의 점유율을 기록해 삼성전자(점유율 12%)를 제치고 사상 처음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지난 1분기까지만해도 18.3%의 점유율로 1위였지만 샤오미의 맹추격에 따라잡혔다. 샤오미는 3년 전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1% 미만이었으나, 고성능 스마트폰을 삼성전자보다 절반 이하 가격으로 출시하고 수시로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발빠른 전략을 통해 급속히 성장했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 레노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2분기 가격대별 스마트폰 판매량 집계 결과 저가(Entry-Tier) 시장에서 레노버가 삼성전자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초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가 거의 모든 가격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2분기에 레노버에 역전을 당한 것이다. 저가 시장은 수익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치지만, 스마트폰 시장 순위가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무척 중요한 시장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의 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중국 내 점유율은 10%로 레노버(17%) 화웨이(16%) 샤오미(14%) 등 중국 업체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중국 업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마케팅 비용은 거의 쓰지 않는다. 페이류 샤오미 대외협력총감은 “입소문 효과를 기대하지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광고를 하지 않아 재무장부에 광고비용 지출란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샤오미의 신제품 ‘미3’는 2611만대 판매되며 중국 내 최대 출고량을 기록했다.


○반격 노리는 삼성·애플

세계 1·2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들어 잇따라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를,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각각 발표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을 키운 것.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각각 4.7인치와 5.5인치다. 모두 아이폰5S(4인치)보다 크다. 애플은 그간 잡스가 고집한 3~4인치 화면 크기를 따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5~6인치 패블릿을 내세워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자 ‘잡스 철학’을 포기했다.

화면 크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가 5.7인치로 아이폰6 플러스보다 0.2인치 크다. 카메라 해상도도 후면 1600만, 전면 370만 화소로 아이폰6 플러스(후면 800만·전면 120만 화소)보다 높다. 배터리 용량도 갤럭시노트4가 크다. 아이폰6 플러스는 2915㎃h, 갤럭시노트4는 3220㎃h다. 무게는 아이폰6 플러스가 172g으로 갤럭시노트4(176g)보다 가볍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과도 방어전을 치러야 한다. 이들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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