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 도약의 50년 - 보험] 세계 8위 보험 강국…장기 저금리에 성장·생존 시험대

입력 2014-10-08 07:02
고령화타고 급성장 했지만
저금리에 '역마진' 위기

산업계 투자자금 역할 톡톡
손보 침투율 4대강국 추월


[ 백광엽 기자 ]
한국 금융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다. 글로벌 50대 금융사에 한 곳도 끼지 못한다. 하지만 보험에서 만큼은 다르다. 한국은 이미 시장 규모로 볼 때 세계 8위권의 보험 강국이다. 작년 한국 보험시장 규모(수입보험료)는 1454억2700만달러(약 153조4406억원)로 세계 시장의 3.13%를 차지했다. 캐나다 네덜란드 대만 브라질 호주 스페인 인도가 차례로 9~15위로 한국을 뒤쫓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특히 수년째 지속되면서 고착화하고 있는 저금리 추세는 보험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1세기 육박하는 한국 보험산업

한국 보험산업은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설립된 근대적 의미의 첫 보험회사는 1921년에 출범한 조선생명보험주식회사와 1922년에 세워진 조선화재보험주식회사다. 1960년대에는 재보험전문회사 대한재보험과 자동차보험 전문회사 한국자동차보험, 그리고 보증보험 전문회사 대한보증보험이 문을 열었다.

이처럼 외형적으로 구색을 갖춘 뒤에도 초기 보험산업의 발전은 더뎠다. 보험에 대한 인식 부족과 보험사 공신력 취약 등으로 1970년대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보험산업의 성장은 1980년대 들어 본격화했다. 소득 수준의 향상과 고령화가 이뤄진 덕분이다. 보험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크게 개선돼 1990년대에는 연평균 20%에 육박하는 고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축소되고 보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2000년을 전후해서는 성장세가 크게 꺾이고 정체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해가 있을 정도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보험침투율)가 11.9%로 세계 5위인 점에서 성숙기를 지나고 있는 보험산업의 현주소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장기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보험료를 운용해 내는 수익보다 가입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가 더 높아지는 역마진이 일상화됐다. 지속 가능한 보험산업의 성장과 생존을 위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하는 보험산업

보험은 가입자 개인을 위험으로부터 보장하는 것 외에 다양한 사회경제적 역할을 한다. 우선 공적인 사회보장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민간 보험이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나 산업 발전에도 적지 않게 기여한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 계약이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의 상당액은 금융과 산업계에 흘러가 투자자금이 되고 융자자금이 된다. 보험사들은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손이기도 하다. 이처럼 사회경제적 역할이 큰 만큼 당면한 보험산업의 위기 해소는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의 하나다.

24개 생명보험회사는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산업의 지난해 세계 생명보험시장 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3.5%로 8위다. 한국 앞에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독일 등 경제대국들만 자리하고 있다. 대만과 캐나다가 한국의 뒤를 이어 9·10위다. GDP 대비 총수입보험료 비율인 생명보험침투율은 7.5%에 달한다. 세계 7위다.

손해보험업은 부문별로 이미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4대 선진국을 앞질렀다. 4.4%로 세계 4위인 손해보험침투율에서 손해보험산업의 발전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침투율 면에서 미국(4.3%) 독일(3.6%) 영국(2.8%) 일본(2.3%) 등 경제 선진국을 앞선 것이다.

우리 경제 구석구석에 손해보험이 자리잡아 산업과 영업의 안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의 수입보험료는 세계 9위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67%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한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손해보험만큼은 글로벌 선두권이다.

강호 보험연구원장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복지 확대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보험산업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저금리를 비롯해 당면한 보험산업의 위기를 돌파하는 일은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 차원에서도 핵심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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