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50주년 기념식서 '대치정국 돌파구'
20일 이후 회담 유력…"정국 안정에 탄력" 기대
[ 이정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50주년 창간 기념식 및 대한민국 경제 대도약 선언식’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청와대와 여야 3자 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5개월 넘는 여야 대치 과정에서 꽉 막힌 정국이 한경 창간 기념식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는 정치권의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이 이번 행사에서 양당 대표에게 약속한 여야 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은 이달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새 원내대표가 9일 선출될 예정이고, 김무성 대표가 다음주 한·중 정당정책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구체적인 시기는 이달 20일 이후가 유력하다.
박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공식 만나는 것은 지난 7월10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영선 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의 3자 회동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야당 대표와의 만남은 작년 9월16일 국회 사랑재에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난 뒤 13개월 만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경색 정국 속에선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한자리에 마주 앉는 것만으로도 정치권 전반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국회가 정상화 궤도에 올라선 만큼 이번 여야청 회동으로 정국 안정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한경 창간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할 말 다했다. 개인적으로 소득이 컸다”고 말한 문희상 위원장과 박 대통령의 인연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05년 열린우리당 의장과 한나라당 대표라는 여야 카운터 파트로 첫 번째 인연을 맺었다. 당시 문 위원장은 한나라당 당사로 박 대통령을 찾아가 “민생·경제 살리기에 함께하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하는 장면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국회 관계자는 “협상과 타협이라는 의회주의 원칙을 중시하는 문 위원장이 당내 갈등을 잘 수습하면 살얼음판을 걷던 청와대와 야당도 새로운 밀월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민생 법안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여야가 현격한 의견 차를 드러내고 있어 모처럼의 화해 분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만남이 잦아지는 것도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전날에 이어 7일에도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 및 내년 예산안의 국회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긴밀한 당·청 간 상시 협력 채널이 가동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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