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이 제품, 벌써?⑦] '40살' 바나나맛우유, 매일 80만개씩 팔리는 이유

입력 2014-10-02 10:50

중국에 '짝퉁'이 넘쳐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나나맛우유'가 출시된지 40년을 맞았다.

바나나맛우유는 아직도 하루 평균 80만개씩 팔릴 정도의 메가 브랜드로 빙그레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바나나맛우유는 1700억원 가량 판매돼, 빙그레 전체 매출의 22% 정도를 차지했다.

빙그레는 1970년대 초반 정부의 우유 소비 장려에도 다수의 국민들이 흰 우유에 대해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착안, 당시 고급 과일이던 바나나를 이용해 바나나맛우유를 개발했다. 이후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바나나우유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가 40년 동안 장수브랜드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은 변함없는 맛과 영양을 유지해 온 것도 있지만 '바나나맛우유'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용기 이미지를 빼놓을 수 없다. 바나나맛우유는 통통하고 배불뚝이 모양의 독특한 용기모양 때문에 일명 '단지우유(항아리)'라는 애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코드인 장독을 닮은 이 용기는 소비자의 기억 깊숙이 각인되면서 이제는 바나나맛우유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됐다.

단지 모양의 용기가 만들어지기 까지는 철저한 기획과 전략이 바탕이 됐다. 용기 차별화를 시도하던 개발 담당자들의 전략적 선택이었던 것. 당시 우유 용기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기존 유리병, 비닐 팩과 차별화 하기 위해 고안한 게 폴리스티렌을 이용해 만든 이 용기이다. 또 마실 때 부주의로 용기가 약간 기울더라도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입구 부분에 턱을 만들고, 바나나의 노란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반투명으로 제작했다. 이후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용기의 외형을 디자인해 가면서 최종적으로 항아리 모양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내용물을 담기에 급급했던 당시 분위기에서 기능과 모양, 컬러 그리고 한국적 정서까지 고려한 획기적인 포장 전략이었던 것이다. 이제 항아리 모양이 아니고서는 바나나맛우유가 아니다. 즉 제품 용기 디자인이 바로 상표이자 브랜드인 셈이다.

중국 유통채널들도 단지모양의 바나나맛우유를 수출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유통기한을 늘린 멸균팩 포장으로 수출하고 있고 있었다. 지난 8월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무균화 생산공정인 ESL(Extended Shelf Life)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단지모양의 바나나맛우유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우유는 장수브랜드 답게 소비자들이 많은 추억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제품"이라며 "특히 단지모양의 제품용기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바나나맛우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나나맛우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불변'으로 파악, 제품용기와 용량, 맛의 변화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바나나맛우유의 변화는 용기의 상표디자인 정도로 제한하고 변하지 않는 맛과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빙그레는 지난 2월 바나나맛우유와 동일한 용기와 디자인으로 '메론맛우유'를 출시했다. 바나나맛우유의 단지모양을 하나의 브랜드로 삼아 가공유 시장의 절대강자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바나나맛우유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부터 미국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의 10여개 국가에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

중국 수출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상하이 현지 편의점 판매가격은 8.5위안(약 1500원) 안팎으로 국내(1300원)보다 비싸지만 현지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있다. 이같은 매출 증가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한류의 영향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데다가 최근 중국 내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중국 현지의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등 동부연안 주요도시에 판매망을 갖춘 빙그레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신규 채널에도 진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는 국내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요우커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늘리고 중국어로 '한국의 1등 바나나맛우유'라는 광고 문구를 노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국가를 늘리고 현지 프로모션을 확대 실시해 해외시장 확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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