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연기금 배당 발언권도 강화…이사회 결의로 배당 결정

입력 2014-10-01 18:14
상장 기업들은 앞으로 이사회 결의만으로 주식 배당 결정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기업 배당에 대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제약 요인도 없어진다.

또 주주총회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적 시스템을 이용한 위임장 용지 등의 교부도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장기업의 주식 배당은 그동안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하도록 특례조항을 신설한다.

단, 이사회가 배당을 결정하면 배당 결정 이유를 주총에 보고해야 한다.

또 연기금이 기업의 배당 결정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미치더라도 경영 참여 목적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연기금이 기업의 배당정책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미치면 경영참여 목적으로 간주해 지분변동공시 특례, 단기매매차익 반환 예외 등을 적용받지 못했다.

주총에서 전자적인 방법을 이용한 위임장 용지 교부도 허용된다.

그동안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하기 위해 위임장 용지를 교부하려면 대면교부, 우편, 팩스, 이메일만 이용할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또 상장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가지게 된 자사 주식은 3년 내에 모두 처분해야 하는데 이를 배당 가능이익 초과분만 5년 내에 처분하도록 완화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우리사주조합에 공모주 20%를 우선 의무배정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20% 안의 범위에서 조합이 원하는 만큼만 배정할 수 있다.

또 분기·반기 보고서의 제출 시한을 현행 45일에서 60일로, 합병 등 주요사항 보고서는 사유발생 다음 날에서 3일로 늘려 기업의 공시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금융투자업자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금융투자업 안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단위를 추가하는 경우 인가를 받는 대신 등록만 하면 되고 파생상품 업무 책임자의 지정·변경 시 통보 의무가 사라진다.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도 면제된다.

금융위는 "투자회사형 ETF의 경우 경영권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고 대량보유정보가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동양그룹 사태를 재발하기 위한 방지책도 나왔다.

기업이 차입금 공시 대상으로 지정되면 15일 이내에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하고 반기보고서에 차입금 현황 등을 공시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거래소에서 결제 불이행이 발생하면 회원이 낸 공동기금을 사용하지 말고 거래소의 자체 재원으로 손해를 우선 부담해야 한다.

부실금융기관 등의 대주주와 계열분리된 특수관계인인 경우 대주주 적격성 요건 심사 때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특수관계인이 친인척과 계열분리로 상호 독립경영을 했지만 친인척이 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되는 경우 금융투자업에 진출할 수 없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자기주식으로 상환하는 상환사채의 발행과 상장법인 합병 시 합병가액 산정 관련 규제도 완화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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