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수' 전환에도 불구하고 사흘째 약세로 마감했다.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힘이 빠진 모양새다. 코스닥지수도 1% 넘게 급락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4포인트(0.25%) 떨어진 2026.60에 마감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3대 지수 모두 1.0% 이상 하락하면서 주간 단위로 8월 첫째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경기 둔화 조짐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한동안 상승 전환과 하락 전환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했다. 203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워 2020 중반대에서 멈췄다. 사흘 연속 약세를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극적인 터닝포인트를 잡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승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3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어닝시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안정되지 못한 외국인 수급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하향 조정 등 시장 전체를 압박하는 부담 요인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에야 코스피가 방향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다음달 7일 발표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장 마감이 다가오면서 매수세로 돌아서 548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코스피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연기금과 보험을 중심으로 600억 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도 115억 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선 81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각각 6억 원, 75억 원 매도 우위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화학(-1.44%), 기계(-2.93%), 철강금속(-3.47%), 의료정밀(-2.52%), 건설(-2.35%) 등이 떨어졌다. 반면 통신(1.68%), 금융(0.29%), 전기전자(0.55%) 등이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올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만 원(0.84%) 오른 119만5000원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반등 추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전 부지' 이슈로 홍역을 앓았던 자동차 3인방은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가 1.34% 올랐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각각 0.59%, 0.38% 올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실적 우려가 완화되며 3.40% 강세를 보였다.
센트럴타워 매각 계약을 철회한 코르렙8호는 8.02% 급락했다. 코크렙8호는 지난 26일 센트럴타워 매수의향자인 케이원제4호리츠의 투자확약서 미제출로 매매 계약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IHQ는 자회사 소속 연예인이 주연한 드라마의 중국 내 인기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씨가 출연 중인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지난 26일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투도우’에서 하루 동안 750만번 조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56개 종목이 오르고, 575개 종목이 하락했다. 53개는 보합이다. 코스피 거래량은 3억3473만 주, 거래대금은 4조37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는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한 뒤 급락했다. 8.39포인트(1.45%) 떨어진 569.27을 나타냈다. 외국인이 383억 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35억 원, 424억 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미끌어지면서 주가 하락 요인이 됐다.
동서(-3.16%), CJ오쇼핑(-3.31%), GS홈쇼핑(-2.15%), CJ E&M(-2.49%), 컴투스(-3.54%) 등의 낙폭이 컸다. 로엔은 삼성전자가 무료 음원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8% 넘게 폭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0원 오른 1053.8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환율이 1050원대를 상향돌파한 것은 지난 4월8일 1055.20원을 기록한 후 5개월여만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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