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화장품 사업으로 손뻗는 YG엔터 '주목'

입력 2014-09-29 07:01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 - 맹호 황윤석

콘텐츠 시장 성장 잠재력 커
시장 선점 기업 눈여겨볼 때
부수 사업이 본업 앞지를수도



“열려라 참깨!”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에서 보물이 가득한 동굴 문을 여는 주문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마침내 투자자들에게 회사 문을 열어젖혔다. 지난 19일 미국 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 68달러보다 38%나 급등한 93.89달러에 장을 마감하는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시가총액(2314억달러)만으로 보면 페이스북을 제치고 구글에 이어 세계 2위 정보기술(IT) 기업이 됐다. 단숨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4위가 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매출 86억달러, 영업이익률 53%를 기록한 알리바바는 지난 3년간 연평균 72%씩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 동안에도 연평균 30% 안팎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중국 내수의 성장과 전자상거래, 물류시스템의 발전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IT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 시장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중국 1위 검색 포털 바이두와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텐센트 등이 한국 콘텐츠 업체들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중국 자본은 지분투자와 업무제휴, 합작, 인력 스카우트 등 다양한 형태로 K팝과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콘텐츠 관련 사업에 스며들고 있다.

3억명에 달하는 중국 도시빈민 ‘농민공’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소득증대로 중국의 구매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이 공략해야 할 새로운 미래이자 대안 시장일 수밖에 없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장도 우리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콘텐츠 강국으로 만든 한류의 원동력은 상상력이다. 콘텐츠 한류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게임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무궁무진한 성잠 잠재력을 자랑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와 확고한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 같은 관점에서 연예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주목해볼 만하다. 세계적인 패션기업인 루이비통이 8000만달러를 투자했고, 국내 굴지의 패션브랜드인 제일모직과 공동으로 ‘노나곤’이라는 패션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10월 중 신규 화장품 브랜드 출시도 예정돼 있다. 연예 기획사의 강점을 잘 살려 국내외 마케팅에 성공할 경우 화장품 등 부수적인 투자사업이 본업인 연예매니지먼트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 제조업 시대의 잣대로 바라봤다가는 성장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14년 전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돈은 알리바바 상장일 종가 기준으로 무려 750억달러로 불어났다. 일본 1위 부자이자 세계적인 사업가로서 놀라운 안목을 보여주는 사례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을 만나 단 몇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성장주에 투자하기 위해선 이처럼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안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