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00종 와인에 취하고
바비큐·딤섬·초콜릿 등 미각의 향연
내달 30일부터 나흘간 '도심 속 파티
홍콩은 황홀한 도시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홍콩의 마천루에 어스름이 내리면 휘황한 조명의 스카이라인이 도시를 환하게 수놓는다. 특히 와인과 음식축제가 열리는 홍콩의 가을은 더욱 풍성하다. 다채롭고 이국적인 음식으로 가득한 레스토랑,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와인이 미식가의 발길을 잡아끈다.
와인의 모든 것 ‘와인 앤드 다인 페스티벌’
골목마다 와인글라스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한 홍콩의 가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로 선정한 ‘홍콩 와인 앤드 다인 페스티벌(Hong Kong Wine & Dine Festival)’이 10월30일부터 11월2일까지 뉴 센트럴 하버프런트에서 열린다. 홍콩이 와인도시로 각광받은 것은 2008년 40%에 이르던 와인 주세를 폐지하면서부터다. 와인 애호가라면 홍콩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마다 가을에 개최되는 ‘와인 앤드 다인 페스티벌’은 올해로 6회째다. 이 축제는 홍콩 도심에서 세계 각국 와인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빅토리아 항을 배경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야경에 재즈와 댄스공연이 어우러진 도심 속 파티에서 와인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홍콩은 천국이 된다.
올해는 전 세계 와인을 맛볼 수 있는 300여개 와인부스가 마련된다. 부스는 테마별로 나뉜다. 고급 와인만을 전시하는 ‘리델 그랜드 테이스팅 파빌리온(Riedel Grand Tasting Pavilion)’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지역별 와인을 전시하는 ‘컨트리 파빌리온(Country Pavilion)’, 각종 대회 수상작을 모은 ‘품격 와인 구역(A-Lister Zone)’, 와인 생산자별로 분류한 ‘디스커버리 구역(Discovery Zone)’, 대중적인 와인을 전시하는 ‘에브리데이 와인 구역(Everyday Wine Zone)’ 등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아울러 70여개 음식 부스에서 올해의 홍콩요리대회 수상 작품을 비롯해 유명 호텔 주방장의 고급 요리와 바비큐, 에피타이저, 초콜릿 등의 디저트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각지의 와인에 더해 가리비 구이나 미니 버거, 딤섬과 푸아그라 등 다양한 음식까지 어우러지니 가히 미각의 향연이라 부를 만하다.
와인 앤드 다인 페스티벌이 열리는 뉴 센트럴 하버프런트 스타페리 선착장은 MTR 센트럴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운영시간은 오후 12시 혹은 날짜에 따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며 자정까지 이어진다. 축제에서는 와인 글래스와 와인 토큰, 와인 파우치로 구성된 ‘와인 패스’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클래식 와인 패스 가격은 200홍콩달러며, 프리미엄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그랜드 와인 패스는 520홍콩달러부터다. 10월10일부터 침사추이 스타페리 선착장 인근 홍콩관광청 여행자센터나 온라인 등을 통해 미리 판매되며, 바우처는 현장에서 패스로 교환할 수 있다.
다채로운 음식의 향연 ‘다이닝 페스티벌’
4일간의 축제가 막을 내린 후에도 식도락가를 위한 향연이 이어진다. 홍콩 도심 레스토랑 곳곳에서 11월 한 달 동안 펼쳐지는 ‘다이닝 페스티벌’이 그 주인공이다.
미식가들이 가격과 국적을 불문하고 홍콩의 음식에 열광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중국 남부의 광둥요리를 기본으로 발달한 홍콩은 아열대 기후 때문에 다양한 식재료들을 보다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나라와 교류가 빈번해지는 과정에서 토마토 케첩, 우스터 소스 등이 들어와 다양성을 더해졌다. 홍콩의 음식을 떠올리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이유다.
올해 다이닝 페스티벌에는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북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레스토랑이 곳곳에서 발길을 이끈다. 음식의 맛과 분위기 서비스 등 모든 것을 갖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욕망 그 자체다. 그렇다고 최고급 레스토랑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홍콩식 분식점인 ‘차찬탱’은 싼 가격에 기막히게 맛있는 딤섬과 완탕 국수를 만드는 곳이다. 쓰촨, 광둥,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4대 요리의 유구한 전통 역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된다. 11월1일부터 30일까지 해산물로 유명한 레이위문 거리에서는 프랑스 와인과 해산물 요리를 싸게 즐길 수 있다. (02)778-4643
김은진 < 여행작가 betty219@naver.com >